'조광래호'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첫 관문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차전 홈 경기에서 중동의 복병 레바논과 맞붙는다.
'조광래호'의 미래가 걸려있는 중요한 경기다. 대표팀은 지난달 10일 삿포로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 경기에서 0-3으로 참패했다. 정상적으로 준비한 경기가 아니었지만 상대가 숙적 일본이라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기였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귀국하면서"다시는 이런 경기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지난달 22일 대표팀 엔트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한일전은 두 번 다시 생각조차 하기 싫다"고 넌더리를 냈다.
한일전 악몽에서 벗어나는 첩경은 레바논전의 승리다. 시원한 대승을 거둔다면 금상첨화다.
조 감독은 화력을 총동원해 한일전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곧추 세운다는 각오다. 조 감독은 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전에 보여줬던 빠른 패스를 통한 재미있는 내용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 한일전 이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은 기대할 만한 내용을 보여줬다. 이번 소집을 통해 빠르고 세밀한 팀 컬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한일전 패배로 실망한 팬들에 화끈한 승리를 선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선봉에는 지동원(선덜랜드)이 나선다. 박주영(아스널)은 왼쪽 날개로 투입된다.
조 감독은 "박주영이 아직 완벽한 컨디션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 중앙 공격수로 투입하는 것보다 측면에 세우는 것이 좋다고 여겼다. 이전에도 그 포지션에서 잘 해낸 경험이 있다. 지동원은 컨디션이 아주 좋다. 박주영은 (아스널 이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됐기 때문에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지동원-박주영 카드에 자신감을 보였다.
지동원과 박주영이 만들어낸 공간을 파고 들어 득점을 노리는 임무는 '미들라이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에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구자철은 측면보다는 중앙 공격에서 더 큰 도움이 된다"며 구자철을 지동원 밑의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자철은 발목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뒤늦게 결정됐고 소속 팀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레바논전 활약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조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구자철은 "부담감은 전혀 없다. 항상 경기장에 나가기를 원했기 때문에 내가 가진 것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고 레바논전 각오를 다졌다.
고양=김정민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