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31일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태규씨로부터 거래 제의를 받았지만 일축했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저축은행 수사 시작 후) 출국했던 박씨가 한달 뒤쯤 지인을 통해 '내년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자신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제의를 전해 왔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그러나 "내가 BBK 사건처럼 이 문제에 달려들면 (여권에서) 내가 그를 유혹했다고 할 것으로 보여 제의를 거절하고 귀국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씨는 당시 6~7개의 치아를 뺄 정도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병원에 다니고 있으며, 건강이 좋아지면 귀국하겠다는 의사까지 지인을 통해 전달했다고 한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박씨가 로비 목적으로 접촉한 대상은 모두 여권 인사들이고 야권 인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가 아는 바로는 박씨가 한나라당 대선후보와도 굉장히 가까운 사이이고, 그가 여권 핵심이나 부산저축은행과 관계가 있는지는 검찰이 밝힐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MBC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부산저축은행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이 왜 1,000억원을 출자했는지와 부산저축은행이 왜 포항의 건설업체에 대출을 해 줬는지가 가장 큰 문제"라며 "여기에 유력 정치인이 있다는 게 사실이며 이것이 이 사건의 몸통"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부산저축은행 사건 초기부터 박씨의 핵심 로비대상으로 포항 출신의 핵심 실세 정치인을 줄기차게 지목하고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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