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53) 전 두산 감독이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신생팀 NC 다이노스는 31일 초대 사령탑으로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태일 NC 다이노스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두산과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김경문 감독의 능력을 높이 사 초대 사령탑에 선임했다. 신생팀으로서 창단하는 데 준비할 부분이 많은데 김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김 감독의 계약 조건에 대해 “계약금과 연봉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3년간 총액 14억원이다”며 “현재 미국에 있는 김 감독이 귀국하는 대로 오는 6일 창원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6월 13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두산 지휘봉을 내려놓았던 김 감독은 2개월여 만에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자진사퇴 이후 미국으로 출국한 김경문 감독이 지난 21일 급거 귀국하며 NC 초대 사령탑 내정설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당시 나흘간 한국에 머물며 구단측과 코칭스태프 조각, 훈련 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NC 다이노스는 다음 달 10일 선수단 첫 가을 훈련을 예정하고 있다.
김경문 NC 초대 감독은 공주고-고려대를 졸업한 뒤 82년 원년 멤버로 두산의 전신인 OB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불사조’ 박철순과 배터리를 이뤄 팀의 첫 우승을 일군 김 감독은 1990년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태평양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송재박과의 트레이드로 다시 OB 유니폼을 입은 김 감독은 1991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선수 시절 통산성적은 700경기 출장에 타율 2할에 6홈런 126타점.
김 감독은 1994년 삼성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후 97년 친정팀 OB로 옮겨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2003년 말 김인식 감독이 사퇴하면서 2004년 전격적으로 두산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어부지리’로 감독이 됐다는 일각의 평가를 비웃듯 첫 해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켰고, 지난해까지 7년간 6차례나 팀을 가을잔치로 이끄는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
비록 준우승만 3차례 그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진 못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9전 전승으로 한국 남자 구기종목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면서 ‘국민감독’ 반열에 올랐다.
NC 다이노스가 초대 사령탑으로 김 감독을 선임한 것도 바로 그의 이러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감독 재임 시절 두산은 ‘화수분 야구’와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매 시즌 전력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김현수와 이종욱, 최준석, 양의지 등은 무명 선수에서 지금은 두산을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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