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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태규, 김두우와 골프' 포착/ MB '그림자 실세' 정조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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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태규, 김두우와 골프' 포착/ MB '그림자 실세' 정조준하나

입력
2011.08.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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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규 게이트'의 시작일까. 5개월 간의 도피 생활을 접고 28일 자진 귀국한 부산저축은행의 로비스트 박태규(71)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박씨와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의 관계를 파헤치는 데 집중되고 있다. 현 정부의 '그림자 실세'로 불리는 김 수석이 검찰 수사망에 걸려들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물론, 지금까지 검찰 수사로 드러난 사실관계로만 따져보면 김 수석에 혐의점을 둘 만한 결정적 사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해 부산저축은행그룹이 퇴출 위기에 몰렸던 시점에 박씨와 김 수석이 함께 골프를 쳤고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이 포착되긴 했지만, 개인적 친분이 깊다면 오해의 소지는 있을지언정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언론계ㆍ정치권 등의 마당발로 통하고, 김 수석은 현 정부 출범 전까지 중앙일간지 정치부장을 지내는 등 25년간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이런 두 사람이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김 수석이 박씨한테서 로비를 받았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김 수석은 박씨와의 개인적 친분은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통화에선 주로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얘기만 나눴을 뿐,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구체적인 청탁을 받은 일도, 내가 나서서 도움을 준 적도 전혀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여러 정황상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박씨가 지난해 김 수석과 골프를 치기 직전, 상품권 수백만원어치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수석에게 모종의 청탁을 하기 위해 마련해 이를 실제로 건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정무2비서관으로 영입된 김 수석은 이후 정무기획비서관과 메시지 기획관,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올해 6월 홍보수석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서울시라인이나 대선캠프, 소망교회 출신도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고 한다. 때문에 부산저축은행의 '특명'을 받은 박씨로선 자연스레 김 수석을 로비의 징검다리로 삼았을 수 있다.

검찰은 다만, 지금은 김 수석에 대해 본격 조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씨로부터 유의미한 진술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 귀국 직후 "박씨 수사의 목표는 로비 의혹"이라면서도 "일단은 박씨를 구속하는 데 주력할 것이고, 그 이후에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검찰의 '칼'은 박씨의 구속 이후부터 김 수석을 비롯해 박씨의 로비 대상으로 의심되는 정ㆍ관계 유력 인사들을 정조준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박씨와 교류가 빈번했던 고위 공직자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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