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이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 한국 고ㆍ중세 금석문 탁본 유물과 조선시대 묵적(墨跡) 등 128점의 유물을 기증했다고 박물관측이 30일 밝혔다.
금석문 탁본은 신라 '창령진흥왕순수비'(국보 33호), 백제 '대당평백제국비명'과 '당유인원기공비'(보물 21호) 등으로, 모두 일제 때 조선총독부 관리이자 고고학자였던 오가와 게이기치 주도로 채탁(採拓)돼 일본으로 반출됐던 것들이다. 묵적에는 이황의 '선조유묵', 양사언의 '노장행 행초', 허균과 한호의 '허교산ㆍ한석봉합벽첩', 김정희의 '추사시고' 등이 포함됐다.
박물관측은 "모두 처음 공개되는 유물로 특히 양사언, 이황, 한호, 허균의 필적은 희귀해 예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대미술시장에서 일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미술은 서예에 큰 빚을 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갚고 싶었다"고 기증 이유를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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