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근 물가 상승세가 국제수준과 비교해 유난히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한 우리나라의 물가 수준은 지난 20년을 통틀어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OECD 평균과 우리나라의 물가 격차는 국제유가나 농산물 등 가격 급변동 요인을 포함했을 때나 제외했을 때 모두 1년 전보다 2배 가량 뛰었다.
3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물가상승률 순위는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년 9위에서 2009년 7위, 작년 8위, 올 상반기 5위(잠정)를 기록, 평균 7위 수준으로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OECD에 처음 가입했던 김영삼 정부 5년간 평균 순위(12위)와 김대중 정부(18위), 노무현 정부(12위) 때보다 크게 악화한 것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한 평균 경제성장률 순위는 4위(김영삼 정부)에서 9위(김대중 정부), 11위(노무현 정부)로 낮아졌다가 MB정부 들어 다시 4위로 높아졌다"며 "가입 초기보다 우리 경제수준이 상당히 발전했음을 감안할 때 최근 물가 상승세는 경제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성장에 주력했던 정책의 부작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상승의 폭도 다른 나라보다 커지고 있다. 작년 2분기 기준 OECD 평균 물가상승률은 1.88%로 우리나라(2.6%)와 0.72%포인트 격차를 보였으나 올 2분기에는 1.14%포인트로 더 크게 벌어졌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부가 '인플레는 국제적인 현상'이라는 면피성 해명에 앞서 남들보다 훨씬 빠른 우리 물가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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