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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이 꾸미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vs 젊은 창작자들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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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이 꾸미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vs 젊은 창작자들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입력
2011.08.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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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깊어지면 무대도 깊어진다. 세계의 명품 공연이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매년 9~10월에 걸쳐 열리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공연예술인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공연 마니아에게는 신선한 감동을 선사하는 대표적인 축제다.

올해도 상차림이 풍성하다. 굳이 해외로 멀리 떠나지 않아도 세계 공연예술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취향에 맞게 선택해 볼 만한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제5회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8월 31일~10월 30일)

단순한 초청 행사가 아닌 나라간 문화 교류가 목적인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은 정통성을 작품 초청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올해는 특히 연극에 힘을 실었다.

연극, 무용, 음악 장르의 8개국 초청작 8편 중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체코 프라하국립극장의 연극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이다. 작가 차페크의 원작을 토대로 세계 이미지극의 대가 로버트 윌슨(미국)이 연출한 최신작이다. 지난해 11월 체코에서 초연했다.

윌슨은 그간 오페라와 블랙코미디로 주로 제작돼 온 원작을 이미지와 청각적 요소를 강화한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였다. 영원히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풍자한다.

1988년 이후 23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하는 프랑스국립극장 코메디프랑세즈의 연극 '상상병 환자'도 돋보인다. 프랑스 희극의 대가인 작가 겸 연기자 몰리에르의 마지막 작품. 몰리에르는 1673년 이 작품 초연 당시 무대에서 쓰러져 몇 시간 후 숨졌다. 건강염려증 환자 아르강을 통해 17세기 의학 풍토와 의사를 풍자한다.

중국 랴오닝 발레단과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공동 제작한 대형 발레극 '마지막 황제'도 관심을 끈다. 강수진의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입단 동기이자 그의 첫 주역 데뷔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파트너로 국내 관객에도 친숙한 이반 카발라리 서호주발레단 예술감독이 안무를 맡았다. 중국 마지막 황제 푸이가 왕위에 오른 3세부터 평범한 시민이 되기까지의 50여년 인생 역정을 중요 인물간의 관계 중심으로 풀어간다.

22편의 국내 작품 가운데는 '창극의 글로벌화'를 내세운 국립창극단의 판소리오페라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가 기대를 모은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가 연출한다. '수궁가' 속의 지혜, 권력, 야욕, 수명 연장, 유토피아, 소원 등의 주제를 재배치하고 유머와 풍자를 더했다. 나약함의 상징이던 토끼는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끊임 없이 극복하는 '민중영웅'으로 그려진다. 12월에는 독일 부퍼탈 시립극장에서도 공연된다. (02)2280-4115~6

▦제11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9월 28일~10월 31일)

민간 주도로 꾸려져 온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는 11회를 맞는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한국공연예술센터(HanPAC)가 주최한다.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예술감독이자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새 예술감독 서재형(연극), 안애순(무용)씨가 선택한 올해 초청작은 실험성 강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새로운 틀, 오래된 미래'를 주제로, 익숙한 형식에서 벗어나 미래를 무대에 구현하는 공연을 선보인다. 연극, 무용, 복합 장르의 해외작 10편, 국내작 27편이 무대에 오른다.

배우들의 움직임에 영상을 더해 만든 복합장르 공연 '시네마티크'는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마치 영화 같은 느낌을 줘 초보 관람객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국내 공연계에도 최근 영상 활용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지만 관객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만큼 공연 관계자들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이탈리아 현대 무용계를 이끌어 온 비르질리오 시에니의 '라 내추라: 사물의 본질'은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 신에 대한 경외심이나 죽음의 공포 등이 무의미함을 설파한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의 서사시 '만물의 본질에 대하여'에 기초한다. 신이 아닌 인간으로 묘사되는 비너스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한다. 한 몸처럼 움직이는 5명 무용수의 연기 호흡이 볼거리다.

비주얼 아트와 연극을 전공한 롤프와 하이디 압더할덴 남매가 연출한 콜롬비아 마파 극단의 '홀리 이노센트: 기이한 파티'는 화려한 남미의 색채 속에 정치적인 메시지를 녹여넣은 작품이다.

아르헨티나 출신 안무가 콘스탄자 마크라스의 '메갈로폴리스'는 거대 도시 속 다양한 현대인의 군상을 그린 무용극이다. 다양한 인종과 언어, 음악의 특징을 살렸다. 가령 한국인 무용수가 우리말로 욕하는 장면도 나온다. 극 후반부에는 나체 장면도 있어 이번 축제 초청작 중 유일하게 만 18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다.

'작은 금속 물체'는 오가는 인파를 엑스트라 삼아 서울역에서 공연할 예정이어서 관람 자체가 이색적인 체험이 될 만한 연극이다. 전문 배우와 지적장애인이 함께 창작 활오?하는 호주 백투백 시어터의 작품이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paf.or.kr) 참조. (02)3668-0007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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