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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MRO 영업이익 안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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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MRO 영업이익 안 남긴다"

입력
2011.08.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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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최근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계열사인 엔투비를 방문, 새로운 사업모델 수립을 강조했다. 삼성은 MRO 철수, SK는 사회적 기업화를 각각 선언했지만 찾아보면 또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긴 고민과 토론 끝에 내놓은 결론은 '영업이익 제로(0).' 쉽게 말해 이익을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엔투비는 지난해 매출 6,036억원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0.43% 밖에 되지 않았다. 올 상반기는 0.1~0.2%로 더 떨어졌다. 보통 2~3%대인 다른 대기업 계열 MRO 회사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엔투비는 납품업체들로부터 경쟁입찰을 통해 공급 받는 가격 그대로 구매사에 넘겨왔고 구매사들로부터도 다른 MRO 업체의 절반 수준인 2% 수수료 밖에는 받지 않았다. 게다가 제품을 계열사 및 1차 협력사에만 팔았고, 그 외 공공기관이나 개인 회사에는 판매하지 않아 전혀 다른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다른 대기업 계열 MRO업체들과는 성격 자체가 다른 만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게 포스코의 입장. 오히려 MRO를 잘 운영하면 동반성장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게 정 회장의 판단이다. 계열사와 협력업체들은 MRO를 통해 원하는 시기에 좋은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중소제조업체는 중간유통 단계를 없애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엔투비에 납품하는 ㈜신흥폴리테크 지승하 사장은 "엔투비와 거래하면서 약 50%~70% 매출이 늘었다"며 "안정된 주문 물량 확보로 재고 관리가 쉽고 원자재 구입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 고용도 늘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 MRO뿐 아니라 모든 기업활동에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전 계열사에 강조하고, 필요한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사랑받는 기업'이란 최근 화두가 된 '공생발전'의 포스코식 버전인 셈.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 글로벌 환경문제 대두 등 이대로 가면 더 이상 지속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게 최고 경영진의 판단"이라며 "맹목적인 실적 1위 기업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소비자와 주주로부터 모두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에 미래의 좌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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