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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불운한 황색특급 류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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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불운한 황색특급 류샹

입력
2011.08.2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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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실수인가, 막판 불가항력의 몸싸움인가.'

다이론 로블레스(25ㆍ쿠바)가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결선에서 1위로 골인했으나 실격 판정을 받았다.

로블레스는 29일 오후 대구 스타디움에서 '황색특급' 류샹(28ㆍ중국)과 막판까지 치열한 선두다툼을 펼치다 13초14로 맨 먼저 들어왔다. 류샹은 3위로 골인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경기가 끝난 후 정밀 분석 끝에 로블레스의 실격판정을 내렸다.

사연은 이렇다.

로브레스가 5번레인, 류샹이 6번레인을 배정받았다. 로블레스가 출발반응속도 0.150으로 세 번째로 좋았다. 이에 반해 류샹은 0.164에 그쳤다. 하지만 류샹이 폭발적인 뒷심으로 로블레스를 따라잡으려 할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총 10개의 허들 중 9번째와 10번째 허들을 넘을 때 로블레스의 손이 류샹의 손목을 치면서 류샹이 더 이상 가속도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로블레스가 류샹의 손목을 치지 않았더라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류샹은 10번째 허들을 넘는 순간 뒷다리가 살짝 걸렸고 그 탓에 균형마저 흔들리면서 순식간에 3위까지 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외신기자들도 "로블레스가 파울(Foul)을 범했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로블레스 자신도 머쓱한 지 1위로 골인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대신 류샹에게 다가가 미안하다는 표시로 포옹을 하며 위로했다. 레이스 직후 다소 억울한 표정을 짓던 류샹도 결국 결과를 인정한 채 로블레스와 함께 나란히 포즈를 취하며 사진촬영에 응했다.

그러나 류샹의 코치 순하이핑이 IAAF에 이의를 제기했고 IAAF는 정밀 영상 판독 끝에 로블레스가 류샹의 신체를 접촉해 진로를 방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로브레스는 금메달을 박탈당했고 13초16으로 2위로 골인한 제이슨 리차드슨(25ㆍ미국)이 금메달을, 류샹은 은메달이 확정됐다. 류샹은 "당황스럽고 안타깝다. 다시 경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력한 맞수 데이비드 올리버(29ㆍ미국)는 4위로 고개를 숙였다.

대구=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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