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장관은 일본의 정치엘리트 양성소 마쓰시타(松下)정경숙이 배출한 첫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바(千葉)현 후나바시(船橋)시에서 자위대원의 아들로 태어난 노다 장관은 와세대다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마쓰시타 정경숙 1기생으로 들어갔다. 마쓰시타 정경숙은 1979년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ㆍ1894~1989)가 사재 70억엔을 들여 설립한 인재양성기관으로 노다 장관을 비롯해 마에하라 전 외무장관,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국가전략장관 등 현역 여야당 의원 38명과 지방의원 및 지자체 단체장 77명을 배출했다.
노다 장관은 지바현 지방 의원을 거쳐 1993년 일본신당 소속으로 첫 중의원에 당선됐다. 2000년 민주당으로 갈아탄 뒤 마쓰시타 정경숙 후배 마에하라 전 장관과 함께 당내 세대교체 흐름을 주도하고 2005년 9월에는 마에하라 전 장관을 당 대표에 당선시키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후 간사장 대리, 국회대책위원장 등을 거쳐 2009년 9월 민주당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재무성 차관으로 발탁됐다가 지난해 6월 재무장관직을 맡았다. 취임 후 재무성 관료에 끌려 다닌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최근 1,000억달러 규모의 긴급기금 조성 계획을 발표, 엔고에 대응키로 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노다 장관은 경선에 나선 후보 중 간 총리가 주장한 세제 개혁의 유일한 지지파다. 그는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넘는 심각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세 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했고 부흥세 증세에 대해서도 "후대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지지하고 외국인 참정권에 반대하는 등 역사인식이나 정치 성향은 보수 우익에 속한다. 당 대표 후보 정견 발표에서 "중국은 지도층이 바뀌는 변혁기로 내셔널리즘을 부추기기 위해 시비를 걸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내적으로는 친화력이 높은 편이다. 당내 주류파 중 오자와 전 간사장과 관계가 가장 좋은 편이며 자민당, 공명당 등 야당과도 일정 부분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추진중인 대연립을 가장 잘 이뤄낼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향후 증세를 비롯해 자녀수당 지급, 고속도로 무료화 등 민주당 정권 공약의 축소와 폐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줄곧 반대해온 오자와 그룹의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 리더십에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내각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내년 9월 다시 대표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제 오자와 전 간사장은 경선 직후 "노다 대표를 지원하고 싶지만 앞으로의 자세에 달렸다"고 말했고 이에 노다 장관은 "거당 태세를 구축하겠다"며 오자와 그룹과 하토야마 그룹 인사의 중용 의사를 밝혔다.
애주가로도 알려진 노다 장관은 유도 2단에 격투기 관전이 취미이다. 부인과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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