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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없는 허상' 대선 테마주 예고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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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없는 허상' 대선 테마주 예고된 몰락

입력
2011.08.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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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25일) 대현을 3,750원에 샀는데 '문재인 사진'(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신현균 대현 대표가 등산 도중 찍었다고 루머가 돈 사진)이 조작으로 알려져 주가가 폭락했는데요… 팔아야 하나요?

A. 하한가 4, 5회는 돼야 팔릴 듯. 테마주가 테마가 아닌 게 되면 그냥 휴지 조각이나 마찬가지…실적 아무리 좋고 우량기업이어도 테마로 4배 올랐기 때문에 끝났다고 봐야죠.(온라인 게시물 중)

여의도를 들썩이게 한 정치인 테마주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 여성의류업체 대현 주가는 신현균 대표가 문재인 이사장과 등산친구라는 루머가 돌면서 두 달 새 227.73% 폭등했다가 조작으로 밝혀진 25일부터 이틀간 27.59% 고꾸라졌다. 증시 전문가들조차 "테마주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게 대선 테마주"라고 경고하지만, 대선이 닥칠 때마다 '작전세력 출현→개미 쏠림→주가폭락→깡통계좌 속출'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대선 테마주는 신기루

대현이 '문재인 테마주'로 떠오른 것도, 순식간에 쪽박주로 전락한 것도 오로지 사진 한 장 때문이다. 지난달 문 이사장이 대선주자로 부각되는 시기와 맞물려 문 이사장과 한 남자가 등산을 하며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돌기 시작했다. 작전 의심 세력들은 "눈 부분이 모자이크 된 사진 속 인물이 신현균 대현 대표"라는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대현은 그때부터 '문재인 테마주'에 합류해 주가가 폭등했다.

그런데 25일 원본 사진을 입수한 한 대학생이 개인 블로그에 이를 올리면서 해프닝은 일단락됐고, 대현은 이틀 연속 하한가 추락했다. 문 이사장 인맥과 관련됐다는 소문이 도는 반도체 부품업체 피에스엠씨(옛 풍산마이크로텍)와 S&T모터스,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되는 유아용품 전문업체 보령메디앙스와 아가방컴퍼니도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은 "대선 테마주는 실체 없는 허상이 많아 개미들은 아예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난 대선 때의 열풍도 결국 거품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실제 2007년 대선 때 유력 주자였던 이명박 후보가 대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토목회사 이화공영(3,104.7%), 특수건설(1,482.8%), 바이오기업 리젠(1,624.5%) 등이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 3년이 흐른 지금, 리젠은 아예 코스닥시장에서 사라졌고 이화공영, 특수건설 등도 2007년 최고점에 비해 90% 넘게 폭락했다.

증권사들은 수수방관

이처럼 대선 테마주는 시기만 불명확할 뿐, 폭락이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증권사들은 나 몰라라 팔짱만 끼고 있다. "애널리스트가 부족해 테마가 형성된다고 해서 관련 기업들을 일일이 분석할 수는 없고, 주로 큰 기업 위주로 보고서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사들의 변명이다.

하지만 증권사 입장에선 투자자들의 매매가 늘어날수록 수수료와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 테마주로 입는 피해를 수수방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놓고 부추기진 않지만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개미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위험' '적정 수준' 등의 논평 없이 테마별로 기업들을 분류해 이들의 주가 흐름을 그래프 형식으로 제시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량이 늘수록 증권사들은 돈을 벌기 때문에 거품이 많이 낀 주식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경우가 허다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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