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여야 1대1 구도로 치러질 경우 야권 단일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16.9%포인트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체적 인물을 상정한 가상 대결에서 한명숙 전 총리는 한나라당 유력 후보 가운데 누구와 맞붙더라도 20~30% 포인트 차이로 우세했다. 반면 한나라당에서 나경원 의원이나 정운찬 전 총리가 출마해 한 전 총리를 제외한 야권 단일후보들과 대결할 경우에는 근소하게 앞섰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7일 실시한 서울시장 보선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47.6%)는 한나라당의 서울시장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한 나경원 의원(28.6%)보다 19%포인트 앞섰다. 30대에서 한 전 총리는 66.3%의 지지율을 기록해 나 의원(22.4%)을 3배 가까이 앞섰으나 60대 이상에서는 나 의원이 40.7%의 지지율로 한 전 총리(26.4%)를 따돌렸다. 한 전 총리가 서울의 모든 지역에서 우세했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가 들어간 동남권에서도 한 전 총리(44.9%)가 나 의원(36.6%)보다 앞선 것으로 나왔다.
한 전 총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80.6%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반면 나 의원은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67.7%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난해 서울시장선거에서 한 전 총리를 찍었다는 응답층 가운데 89.6%가 한 전 총리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그의 지지층은 견고한 충성도를 보였다. 지난해 오세훈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자 가운데 61.4%는 나 의원을 지지했으나, 18.0%는 한 전 총리 지지로 돌아섰다.
나 의원은 한 전 총리를 뺀 모든 야권 후보와의 맞대결에서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36.8% 대 35.9%로 근소하게 앞섰다. 나 의원은 추미애 의원(37.4% 대 33.3%) 천정배 의원(39.7% 대 33.2%)과 맞섰을 때도 3~6.5%포인트 가량 앞섰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후보 적합도 2위를 차지한 정운찬 전 총리 역시 한 전 총리와의 가상대결(정 전 총리 28%, 한 전 총리 48.5%)에서는 밀렸다.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은 60세 이상에선 한 전 총리보다 두 배 가량 앞섰지만 나머지 연령층에선 열세였다. 특히 30대(한 전 총리 65.7%, 정 전 총리 19%)에서 격차가 컸다.
정 전 총리는 추미애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선 40% 대 34.8%로 우위를 보였다. 이 경우 정 전 총리는 서북권(은평 서대문 마포구)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추 의원을 따돌렸다. 정 전 총리와 박영선 의원이 대결했을 때는 36.7%(정 전 총리) 대 36.3%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소기업 상생'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정 전 총리는 민주당 지지층 또는 무당파에서 표의 확장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22.3%)은 한 전 총리(53.6%)와의 가상 대결에서 더블 스코어 이상 밀렸다.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특보 역시 18.4%를 얻는데 그쳐 한 전 총리(57.3%)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43.8%,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26.9%였다. '모름' 또는 '무응답' 등 부동층은 29.3%였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찍었다고 답한 응답자의 55.1%만 한나라당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반면, 한 전 총리에게 표를 던졌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선 83.2%가 야권 단일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물론 야권 단일후보를 전제로 한 응답이기 때문에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상황은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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