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로 외국인에게 독도를 알릴 수 있어 뿌듯합니다."
독도사랑을 그림으로 실천하고 있는 화가 정수정(56)씨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스타디움 주변에서 2년에 걸쳐 직접 만든 독도 전통부채 2011개를 외국인에게 선물했다. '독도 민간외교관'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흰색 바지와 저고리에 '독도사랑'이라고 쓴 태극 머리띠를 이마에 묶은 그는 대회 첫날인 27일부터 매일 250여 개의 부채를 양팔 가득 들고 대구스타디움을 찾는 외국인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 28일까지 500여 개를 나눠 준 그는 "주변 청소년들의 도움을 받아 외국인에게 독도를 설명해주면 '원더풀', '굿'이라는 탄성과 함께 사진도 같이 찍자고 한다"며 흐뭇해했다.
둥근 모양의 흰 부채에는 독도의 동도와 서도, 삼형제 굴바위 뒤로 떠오르는 해가 선명하다. 부채 손잡이에는 유성펜으로 'Dokdo has historically been Korean territory'(독도는 역사적으로 한국 영토)라는 영문 문구가 쓰여져있다.
정씨는 2009년부터 대구 남구 이천동의 작업실에서 매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밤샘 작업을 하다시피하며 부채를 만들었다. 많아야 하루에 7, 8개 정도를 제작했다. 사비를 털어 개당 6,000원 정도의 재료비를 충당하다 지인이 선뜻 1,000만원을 건네 줘 날개를 달았다.
정씨는 "직접 독도를 그린 부채를 나눠주면 외국인들이 한번 더 독도를 생각할 것 같았다"며 "대회가 끝나기 전에는 모두 나눠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풍경과 산수화를 그리던 정씨는 2005년 주한일본대사가 공식석상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말한것에 분노해 독도 그림에만 매달렸다. 지금까지 독도를 14차례나 오가며 독도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다.
정씨는 "외국인들이 귀국 후에도 부채를 흔들면서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사실을 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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