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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생활디자인 무역박람회 '메종&오브제'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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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생활디자인 무역박람회 '메종&오브제' 출품작

입력
2011.08.2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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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의 최고급 한우의 여물용 볏짚이 디자인 의자로 다시 태어났다. 잘 건조된 볏짚을 엮어 더미를 만들고 가운데를 가지런히 파냈다. 농촌에 방치돼 있는 볏짚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디자이너 김빈(29)씨는 "바랜 듯한 황토색, 바스락거리는 촉감 등 한국적인 것을 현대화했다"고 말했다. 이 의자는 프랑스 남부 휴양지 등에 수출될 예정이다.

디자이너 노지훈(27)씨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특별한 색연필을 만들었다. 연필 끝에 빨간색은 사과, 노란색은 바나나 등 색을 상징하는 동식물 모양을 붙여 손으로 만져보면 쉽게 색을 구별할 수 있게 한 것. 느끼는 색깔이라 이름도 'Feelor'다.

디자인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이들 작품은 내달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활디자인 무역박람회 '메종&오브제' 출품작이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디자이너와 업체 25개팀이 가구, 생활소품, 도자, 조명 등 총 40여 제품을 선보인다. 서울시와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이 각각 독립 부스를 설치해 이들을 지원한다.

출품작 대부분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휴대폰 케이스 '라비또'는 토끼 귀와 꼬리 모양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디자이너 곽미나(31)씨는 "장난감처럼 재미를 주면서도, 이어폰을 감거나 손에 쥐기 편하도록 실용성을 감안해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출시돼 하루 평균 1,000여개씩 판매된다. 조선시대 조족등(照足燈)에서 영감을 얻은 김빈의 '풋램프'도 재치가 넘친다. 높이 70㎝, 무게 500g의 큰 손전등 모양으로 바닥에 놓으면 빛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오는 조명이 되고, 밤거리를 다닐 때 들고 다니던 조족등처럼 쓸 수도 있다. 악어 모양을 본뜬 제초 가위나 세척하기 쉽게 손잡이가 분리되는 거품기 등도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탄생한 제품들이다.

일상용품을 재해석한 제품들도 눈에 띈다. 디자이너 그룹 캄캄의 '드레스드업스툴'이나 '참벤치'는 옷감인 펠트로 캐비닛과 의자를 만든 것. 벨트와 단추로 장식한 것도 독특하다. 딱딱한 느낌의 사무용품에 천을 입혀 따뜻하고 유동적인 느낌을 줬다. 디자이너 김하윤(34)씨는 조명 갓 대신 차주전자 안에 조명을 넣고, 포크와 숟가락을 길게 이어 붙인 샹들리에를 이번 행사에 내놓는다. 김씨는 "실용성만 따졌던 식기구들의 조형성과 심미성에 주목해 조명을 만들었다"고 했다.

도자와 옻칠, 공예 등 한국산 디자인 제품도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도 이 박람회에 참가하는 디자이너 고희숙(39)씨는 뚜껑 있는 반상기, 깨끗하고 단순한 디자인의 그릇들과 앙증맞은 술병 등 순백의 접시와 그릇을 선보인다. 나무 위에 옻칠을 하고 자개를 붙인 보석 디자이너 이현경씨의 액세서리 제품, 백자에 솔잎을 양각으로 새긴 디자이너 윤상종씨의 그릇과 컵 등도 함께 출품된다.

메종&오브제는 특히 젊은 디자이너에게는 전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읽고, 해외판로를 개척하기에 좋은 기회다. 김빈씨는 "국적이나 유명세를 떠나 디자인으로 서로 의견을 나누고, 또 배울 수 있는 행사"라고 말했고, 곽미나씨는 "전세계 바이어들 앞에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디자인 도용을 막는 한편 판로도 뚫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종&오브제는 매년 1,9월 두 번 열린다. 전세계 가구, 가전, 인테리어, 자동차 등 분야3,000여개 업체의 디자이너들이 참가하며, 평균 방문객만 8만5,000여명에 달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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