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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 20명이나 따돌린 '블라인드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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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 20명이나 따돌린 '블라인드 러너'

입력
2011.08.2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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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9시53분 대구스타디움. 남자 100m 본선 1회전 2조 경기를 앞두고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비장애인과 비교해 10%도 안 되는 시력을 딛고 이번 대회에 당당히 참가한 시각장애 스프린터 제이슨 스미스(24ㆍ아일랜드)가 8번 레인에 등장한 것. 여덟 살 때부터 망막 신경이 손상되는 희귀병을 앓아온 스미스는 지난 5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육상대회에서 10초22를 찍어 이번 대회 기준기록을 통과했다.

눈이 보이지 않아, 청력과 운동신경이라는 '마음의 눈'을 믿고 출발총성과 함께 힘차게 트랙을 박차고 나간 스미스. 그러나 스타트 반응시간은 0.165초로 함께 뛴 7명의 선수 중 끝에서 두 번째로 느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첫 장애인 스프린터인 스미스는 중반 이후 스퍼트를 내 오고 오게네 에그웨로(나이지리아ㆍ10초57), 제로니모 고엘로(아루바ㆍ10초84), 모하메드 패들린(인도네시아ㆍ11초10) 등 3명을 따돌리고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직선주로를 벗어나지 않고 '감'만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펼친 그의 기록은 10초57. 작년 유럽선수권대회 준결선에서 작성한 10초43에 못 미치면서 조 3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선 진출 티켓을 놓쳤다.

1회전 벽을 넘지 못해 꿈이었던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와의 동반 레이스가 무산됐지만 그는 이날 출전 선수 56명 중 36위로 무려 20명이나 따돌렸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100m와 200m를 석권한 스미스는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고자 대구에 왔는데 더 좋은 기록을 냈어야 했다"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물급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다음 대회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스미시의 또 다른 도전은 곡선주로를 뛰어야 하는 200m와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이다.

대구=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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