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최종적으로 보수진영의 6명 후보 대 진보진영 곽노현 교육감의 구도로 치러졌다.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는 투표 약 2주 전까지도 곽 교육감과 진보진영의 양대 후보로서 경쟁관계였다. 지난해 2월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된 뒤 후보로 등록해 가장 먼저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으며 ▦교육부패 척결 ▦양극화 경쟁교육 철회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 등을 강조하며 교육감 선거 출마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박 교수 뒤로 곽 교육감, 이부영 서울시교육위원,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 이삼열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진보 후보군에 가세했다.
후보가 늘어나자, 4월 14일 진보성향 시민단체와 교육운동단체 등 100여개 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ㆍ진보 서울시교육감시민추대위’는 진보진영 단일후보 경선을 추진했다. 여론조사(50%), 범시민추대위 의견(20%), 시민공청단 투표(30%) 등을 통해 추진위는 곽노현 후보를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추대했다.
당초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박명기 교수는 4월 5일 경선 불참선언을 했다. 박 교수는 “경선이 특정후보에게 유리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결국 곽 교육감, 박 교수 모두 최종 후보등록을 했다.
그리고 경선 약 한 달 뒤인 5월 19일 박 교수는 곽 교육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숙의 끝에 대승적 차원의 용퇴를 결정했다”고 발표, 진보 진영 후보단일화가 극적으로 완성됐다. 검찰이 ‘단일화 뒷거래’정황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 대목이다. 교육감 선거 후보자 중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왔고, 5,000만원의 기탁금을 내고 정식 후보등록까지 마친 박 교수가 돌연 사퇴를 한 배경이 ‘대승적 용퇴’만으로 설명되지 않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사퇴 이후 곽 교육감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하기까지 했다.
교육계 일각에는 교육감 선거 이후 수 개월 동안 “박 교수가 선거비용 지출로 파산 직전이며, 이를 외면한 곽 교육감에게 뿔이 나 있더라”, “곽 교육감이 박 교수의 선거 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했다고 하더라” 등의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고, ‘선거비용 보전’ 의혹이 제기됐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