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ㆍ남아공)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26일 오후 시내의 한 호텔.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곳은 이미 회견 2시간 전부터 내외신 취재진들로 만원을 이뤘다. 공간이 부족해 100여명의 취재진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은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 그 이상이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담담히 대구대회의 목표와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400m와 1,600m 계주에 출전하는 피스토리우스는 "세계선수권 출전이 확정된 이후 많은 생각이 스쳐가면서 소용돌이 같은 날을 보냈다"고 운을 뗀 뒤 "기록을 잘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남아공 대표로서 메달을 따야 한다는 중압감도 있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래도 자신감은 여전했다. 그는 "개인 최고기록에 가까운 기록이 나온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컨디션도 좋아 45초대를 기대하고 있다. 400m의 마지막 100m에서 누가 더 집중하고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성적을 내고 빨리 뛰는 것도 좋지만 중압감을 이기고 싶다"는 피스토리우스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꿈으로 옮아갔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이다. 그는 "선수 생활을 마감할 때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런던에 대한 열망이 크고 대구대회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피스토리우스가 내년 올림픽에 참석할 수 있을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피스토리우스의 런던올림픽 출전이 허용된다면 자국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야 하고 본선 출전권도 따야 한다"며 다른 선수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올림픽 출전 절차를 설명했다.
대구=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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