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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열된 주파수 경매 소비자 부담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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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열된 주파수 경매 소비자 부담만 키운다

입력
2011.08.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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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업계 양대 강자인 SKT와 KT가 한치의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1.8㎓ 대역을 놓고 벌이는 양사의 주파수경매 경쟁은 26일에도 결론을 맺지 못한 채 가격만 1조원에 육박해 있다. 통신업계 1위인 SKT나 이 기회에 1위 고지에 한걸음 나아가겠다는 KT는 갈 데까지 가겠다는 기세다. 이 때문에 4,455억원에서 출발한 경매가격이 2조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주파수 경매제는 할당방식으로 주파수를 배정해온 방송통신위원회가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다. 양사가 이번 경매에서 핸들을 쉽게 꺾지 않고 치열한 게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경매대상이 4세대 이동통신용 주파수인 1.8㎓대역으로 시장점유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시장은 대략 SKT 50%, KT 35%, LG유플러스 15%등인데 이번 경매에서 이기면 차세대 LTE(장기진화)서비스를 통해 시장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과열경매의 여파가 바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높은 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한 통신사는 요금인상으로 재무부담을 덜려 할 것이고 떨어진 통신사 역시 시장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어 요금인상에 나설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겨놓고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승자의 저주'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0년 3세대 통신 주파수경매에서 무려 10조원에 낙찰받은 영국 BT가 요금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도 견디지 못해 급기야 모바일 부문을 매각한 바 있다.

양사의 경쟁과 이에 따른 부작용을 뻔히 예상했으면서도 경매과정을 지켜만 보고 있는 방통위는 이제라도 과열을 식힐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한쪽이 포기하지 않는 한 무한히 경매를 계속하는 '동시오름방식'을 채택해 경매기간과 상한선을 사실상 없앤 것은 정책의 기본조차 외면한 것이다. 신규 주파수대역 발굴이나 가입자가 줄고 있는 2세대 대역을 차기(4세대) 용도로 전환하는 발표도 방법이다. 가뜩이나 통신비 부담에 허덕이는 소비자가 정책고려의 1순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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