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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람/ 검·경·국세청 요직 486 르네상스… 조직에 활기·긴장감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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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람/ 검·경·국세청 요직 486 르네상스… 조직에 활기·긴장감 '빛'…

입력
2011.08.2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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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 대표적인 권력기관의 주요 포스트에 40대가 대거 진출하고 있다. 특히 검찰의 경우 핵심 요직인 '빅4' 중 세 자리를 40대가 장악해 조직이 대폭 젊어졌다.

1962년생인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이 49세이고 국민수 법무부 검찰국장은 48세다. 현재 기준 이른바 '486 세대'(40대ㆍ80년대 학번ㆍ60년대생)가 검찰 권력의 핵심 멤버로 등장한 것이다.

경찰도 경찰대 출신들이 약진하면서 486들이 요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강덕 경기경찰청장이 48세이고 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46세다. 이 청장은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차기 경찰청장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고, 박 차장은 경찰대 2기 출신으로 경찰의 수뇌부가 너무 젊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세청 역시 실세 자리에 40대가 진입했다. 1962년생인 임환수 조사국장과 송광조 감사관이 그들이다.

검찰이 계속 젊어지는 이유는 이른바 기수문화 때문이다. 서열에 따라 승진 등이 결정되는 조직문화로 검찰에서는 사법시험 기수가 기준이다. 사법시험 동기생이 검찰총장이 되면 다른 동기생들이 사퇴하는 관행, 후배가 승진하면 선배가 용퇴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년 임기 검찰총장이 6개월을 못 버티고 하차한 경우가 몇 차례 생겨나면서 고참 검사들이 대거 떠났다. 김각영 전 총장이 4개월, 김종빈 전 총장이 6개월 만에 검찰을 떠나면서 동기들이 동반사퇴한 탓이다.

검찰의 경우 너무 젊어진 탓에 법원과 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1942년생이다. 권재진 법무부장관은 1953년생으로 열한 살이나 차이가 나고, 한상대 검찰총장은 1959년생으로 무려 열일곱 살이 어리다. 순수하게 나이로만 본다면 권 장관이나 한 총장이 이 대법원장의 카운터파트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양승택 신임 대법원장 후보도 1948년생으로 권 장관과 다섯 살, 한 총장과는 열한 살 차이가 벌어진다.

물론 40대 젊은 피 수혈로 권력조직이 활기와 역동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분류된다. 40대들이 조직의 수뇌부로 진출하면서 조직에 신선함과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승진이 빠르면 퇴진도 빨라진다. 이른 바 조진조퇴(早進早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또 승진에 탈락한 검사장들을 대상으로 사퇴를 강요하던 관행이 조진조퇴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 용퇴의 명분은 후배 검사들의 인사를 수월하게 해준다는 것이지만 이것이 결국 검찰조직 연소화를 촉진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검찰이나 국세청 출신들은 자격증이라도 있으니 개업을 하거나 대형 로펌으로 들어가면 돼 용퇴가 쉽지만, 경찰이나 다른 조직의 경우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이번에는 이를 막기 위한 조치도 나왔다. 지난 16일 검찰 인사가 발표된 이후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은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해도 퇴진을 안 시키겠다'는 방침을 결정하고 용퇴를 고심하던 검사장들을 설득해 옷을 벗지 않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의 동기생이라고 옷을 벗는 것도 심각한 문제인데 고검장급 인사에서까지 동기생들이 용퇴를 해야 하는 문화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기수문화라는 그동안의 관행이 처음으로 깨졌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좀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조재우 선임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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