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우리나라 국부(國富) 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구세주가 되는 걸까.
버핏 회장이 미국 최대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50억달러를 투자키로 하면서, 25일(현지시각) BoA 주가는 전날보다 9.44% 급등한 7.6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20% 이상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버핏이 미국 경제의 구원투수가 됐다며 환호했지만, 버핏의 투자 결정에 숨어서 박수를 친 국내 기관도 있다. 올 들어 '물타기'로 BoA에 투자했다가 대폭 손실을 본 KIC다. KIC는 2008년 초 메릴린치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토막 났다. 이어 올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해 메릴린치를 합병한 BoA에 7,80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지만, 미 신용등급 강등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또 다시 잘못된 투자로 손실만 더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버핏이 KIC를 수렁에서 완전히 구해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KIC의 메릴린치 주식을 포함한 BoA 주식 평균 매입단가는 현 주가의 4배에 육박하는 27달러 수준. 여전히 손실 규모가 16억달러에 육박한다. 더구나 BoA는 모기지 관련 소송과 부실채권 등으로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정부 관계자는 "버핏의 투자로 KIC에 다소나마 희망이 생긴 건 사실이지만,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