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가 '자멸'했다.
100m 인간한계를 마음대로 넘나들 듯 번개질주를 거듭하던 볼트를 가로막을 자는 지구상에서 아무도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볼트는 뜻밖에 부정출발에 발목이 잡히면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트랙에서 퇴출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역대 세계육상선수권 사상 디펜딩 챔피언이 결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한 사례는 처음이다.
볼트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선에서 5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앞서 예선과 준결선을 통해 보여준 볼트의 컨디션은 최고의 상태였다. 하지만 볼트는 오후 8시45분 결선에서는 긴장한 탓인지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에 스타트 블록을 박차고 나갔다. 부정 출발을 직감한 볼트는 유니폼 상의를 벗고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 바깥으로 나갔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볼트가 빠진 100m 트랙의 새 주인공은 자메이카의 '영건' 요한 블레이크(22)였다. 블레이크가 9초92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챔피언에 올랐다. 블레이크는 출발반응시간 0.174초로 꼴찌에서 3번째였다. 그러나 중반 이후 가속도를 끌어올리며 경쟁자를 앞질러 여유 있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미국의 월터 딕스(10초08)와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35세 노장 킴 콜린스(세인트 키츠 앤드 네비스ㆍ10초09)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대구=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