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오바마의 현인이라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 최대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뉴욕증시는 버핏의 투자소식에 상승 출발했지만 여러 악재 소식에 등락을 거듭한 반면 BoA의 주가는 개장 후 15%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5일 AFP통신에 따르면 BoA는 성명을 내고 "BoA 우선주 5만주를 주당 10만달러에 버크셔 해서웨이에 매도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선주는 매년 6%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또 BoA 주식 1주당 7.14달러에 7억주의 보통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얻었다.
이번 투자는 버핏이 올들어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던 BoA를 크게 신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통신은 전했다.
BoA는 전날까지 금융위기 전만해도 50달러를 웃돌던 주가가 6달러선까지 내려앉을 정도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버핏은 이날 성명을 내고 "BoA는 강하고 그간 잘 달려온 기업"이라며 "브라이언 모히니헌 CEO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투자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BoA의 수익창출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BoA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번주 초 목욕하다 이같은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랐다"며 투자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버핏이 투자하면서 BoA의 주가는 개장하자마자 23% 폭등했다.
이번 투자는 버핏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하며 투자은행의 구세주로 등장했던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버핏은 당시 투자한 돈(우선주 50억달러와 배당금 5억달러)을 올해 다 돌려 받으면서 111%의 수익을 냈다. 골드만삭스는 또 당시 계약에 따라 버크셔에 연 10%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번 투자도 일시적으로 경영이 어려운 금융사에 투자해 구제해주고 그 대가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버핏의 단골 투자수법이다. 때문에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고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서 수익을 챙기는 버핏의 전략이 이번에도 먹힐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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