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카다피 시민군이 수도 트리폴리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아들들이 은신중인 곳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단지를 포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시민군은 "카다피가 아들들과 함께 아파트 건물 속에 숨어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군은 단지 내 카다피 추종세력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면서도 카다피 일가가 단지 내에 있다고 믿는 근거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에앞선 24일(현지시간)에는 카다피가 묵었던 민가를 습격해 그를 거의 잡을 뻔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주간지 파리마치를 인용해 카다피를 뒤쫓고 있는 시민군이 믿을만한 첩보를 입수하고 이날 오전 10시 트리폴리 중심가의 한 민가를 습격했으나 카다피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곳에서 카다피가 적어도 하루는 머물렀다는 증거를 발견했으며 이를 토대로 카다피가 아직 트리폴리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카다피의 전 측근은 "그가 여자 옷을 입고 알제리나 차드 국경으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에 밝혔다.
카다피의 행방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25일에는 트리폴리와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 진격을 시도했으나 카다피군 1,000여명이 중화기로 맞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BBC는 시르테 서부에서 시민군에 잡힌 용병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 4남 무타심이 시르테에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트리폴리에서는 카다피 잔존세력이 그의 관저 바브 알 아지지야와 아부 슬림 교도소, 트리폴리 공항 등에서 저항했다.
한편 릭소스호텔에 억류돼 있던 외신기자 30여명이 24일 풀려났고 이날 고속도로에서 잡혀 아파트에 억류됐던 이탈리아 기자 4명은 25일 석방됐다. 하지만 릭소스호텔에서 풀려난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코린시아호텔이 또 카다피군의 공격을 받았다.
시민군을 이끌고 있는 과도국가위원회(NTC)는 서방 각국에 동결된 카다피의 비자금을 환수하기 위한 외교 총력전에 돌입했다. 마무드 지브릴 NTC 총리는 헌법 제정과 선거 계획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군대와 경찰을 재정비하고 환경팀도 조직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 또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미국 은행이 동결한 300억달러 중 15억달러를 우선 해제해 NTC에 송금하고 재건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5억500만달러 상당의자산동결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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