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작년 말 완제품으로 내놓은 쌀 요구르트 '쌀요'. 농협 60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이 제품의 6월 매출은 전달보다 40.8% 급증한 1억2,432만원을 기록, 올 들어 처음 1억원을 돌파했다. 5월에는 82.4%나 성장했다. 물론 월 매출 10억원을 넘는 타사 제품과의 격차는 아직 크다.
하지만 쌀의 특성상 텁텁하고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루지 못해 상품 출시까지 3년이나 걸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던 것에 비하면 선전하는 셈이다. 농협식품안전연구원 김형국 박사는 "쌀로 만든 요구르트가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쌀의 변신이 눈부시다. 밥쌀 소비는 줄고 있으나 빵, 과자, 요구르트 등 다양한 변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등 쌀 가공 제품들이 등장한 데 이어 최근엔 단백질이 풍부한 콩을 이용해 쌀 고기까지 개발됐다. 업계가 쌀 가공제품 개발에 앞장서는 이유는 서구화된 식습관 탓에 쌀 소비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쌀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으로 만들어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0년 93.6㎏에서 지난해 72.8㎏으로 22.2%나 줄었다. 이런 감소율은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2~4배 높은 것이다.
쌀 가공제품 시장의 가능성은 상당하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2009년 1조8,315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2014년엔 3조7,681억원으로 2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식품가공업체들에겐 쌀 가공식품 분야가 아직 블루오션인 셈이다.
농업인들의 안정적 영농활동을 지원하는 농협도 쌀 가공식품에 관심이 크다. 쌀 가격이 비싸 상품화가 쉽지는 않지만, 가공제품 시장의 확대는 쌀 재배 농민들의 판로 개척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협식품안전연구원은 2000년 식사대용 공복해소 음료를 시작으로 찐빵ㆍ냉면ㆍ컵케??2005년), 와플(2008년), 냉동쌀떡(2009년), 요구르트ㆍ간편 냉동볶음밥(2010년) 등을 개발해 왔다.
특히 지난해 5월 선보인 냉동밥의 경우 올 들어 7월까지 1억8,597만원의 매출을 올려 작년 8개월간의 실적(1억3,781만원)을 이미 34.9% 초과했다.
농협관계자는 "전자레인지에 4분만 데우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현재 판매 중인 낙지볶음밥, 햄야채밥, 냉동새우밥 외에 추가 제품을 더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현재 쌀 생산량의 6% 수준인 가공용 소비를 2015년까지 15%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0㏊ 규모의 가공용 쌀 전용 재배단지를 시범 조성하는 한편, 가공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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