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7시, 9일간 연인원 80억 명의 눈과 귀가 쏠릴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 스타디움. 대회 마스코트인 '살비'가 경북 지역 대학생 응원단과 함께 파란색 몬도 트랙 위에 모습을 처음 드러내자 6만 6,000석을 가득 메운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잇따라 터져 나온다. 한국 전통문화와 첨단 정보기술(IT)을 조화로, 총 600여 명이 그려낼 이번 대회 서막이다.
이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임원 등이 '다듬이' 소리가 장내 가득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입장,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한다. 자국 국기를 앞세운 202개 참가국 1,945명의 선수들이 선전을 다짐하며 입장하는 가운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남자 100mㆍ자메이카)와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여자 장대높이뛰기ㆍ러시아) 등 이번 대회 최고의 남녀 육상 스타의 등장에 열기는 최고조로 치닫게 된다. 애국가 제창과 김범일 대구시장의 환영사, 라민 디악 IAAF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개회를 공식 선언한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당시, 두 발과 심장 하나로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고(故) 손기정 선수의 일대기를 담은 영상이 아리랑을 배경으로 3개 대형 전광판을 통해 투영된다. 경기장 중앙에 세워진 대형 월계관을 에워싸고, 한국 육상의 꿈과 도전, 미래정신을 담은 꿈나무들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숨가쁘게 펼쳐진다.
대중가수인 인순이와 허각이 공식 주제가인 'Let's Go Together(함께 달리자)'를 부르고, 최첨단 기술을 응용한 미디어 아트 쇼도 눈을 단박에 사로 잡는다. 수 많은 불꽃 축포가 밤 하늘을 수 놓으며 '트랙 위의 축제'는 본격적인 기록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이틀 앞선 25일 개회식 최종 리허설을 무사히 마쳤고, 26일에는 두류공원 야구장에서 110분 간 전야제를 연다. 조직위 관계자는 "개회식 당일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되고 있지만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국민적 열기를 식히지는 못할 것"이라며 대회 성공을 자신했다.
한편 폐회식은 대회 마지막 날인 9월 4일 오후 9시10분부터 30분간 열린다. 선수단 입장에 이어 뜨거웠던 9일간의 열전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끝으로, 2013년 차기 개최지인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대구=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