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8시45분 대구스타디움 100m 트랙.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메이카의 두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와 아사파 파월(29)이 출발 총성과 함께 10초 안에 결승선을 통과해버리면 육안으로는 1, 2위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전광판에는 순식간에 순위와 기록이 뜨게 된다. 초당 2,000장을 찍는 '판독 카메라' 덕분이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첨단 계측 장비들도 신기록 감이다. 보통 판독 카메라는 결승선 양쪽에 설치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장 안쪽 노란 기둥 위에 1대, 관중석 최상단의 사진판독실에 2대를 설치, 2,000분의 1초까지 순위를 가려낸다.
출발선 스타팅 블록에 설치된 '부정출발 감시기'는 선수 발바닥의 압력 변화를 측정, 부정 출발을 1,000분의 1초까지 가려낸다. 출발 신호 후 0.1초 안에 반응하면 실격이다. 전자식 총과 레인마다 설치된 확성기로 출발 신호를 감지하는 선수들은 모두 똑같은 조건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심판이 이 장비를 통해 부정출발을 알아차리는데 0.1초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신속히 경기를 중단시키고 다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랙에는 또 '트랜스폰더 시스템'이 설치돼 선수들의 구간 기록과 속도, 남은 바퀴 수 등 자료를 관중들에게 제공한다. 단거리와 경보, 마라톤 등 트랙 경기에 도입된 이 시스템은 선수 등번호에 부착된 칩과 경기장 곳곳의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뜬다.
멀리뛰기 거리 측정에 도입된 '비디오거리측정시스템'은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처음 선보이는 장비다. 높은 곳에서 선수들의 모래판 착지 순간을 포착, 이미지 형태로 심판에게 제공된다. 또 창던지기와 원반던지기 등 투척 종목은 '광파측정시스템'으로 계측한다. 착지 지점에 '프리즘'으로 불리는 측정 막대를 꽂고 광파측정기로 거리를 잰다.
이들 첨단 계측장비는 모두 일본 세이코사 제품이며,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ㆍ러시아)가 세계신기록을 노리는 장대높이뛰기에는 이탈리아 몬도사의 전동식 지주세트가 도입된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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