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트리폴리의 함락과 함께 시민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는 24일 본격적인 새 정부 수립 절차에 돌입했다. 무아마르 카다피는 아직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포스트 카다피'시대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과도국가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카다피 정부군이 저항하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가 시민군에 의해 함락된 직후 가진 공식입장 발표를 통해 "리비아의 정권교체가 즉각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무드 지브릴 NTC 총리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완전히 새로운 리비아를 세우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전 세계 앞에 한 치의 오점도 없이 투명하고 공명정대한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CNN방송은 NTC의 새 정부 수립에 대해 "매우 정밀한 작업을 필요로 하는 만큼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전 정권인사들에 대한 보복절차를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미 대다수의 NTC 구성원들이 트리폴리에 집결해 있다"며 NTC가 정부수립을 위해 뱅가지에서 수도인 트리폴리로 본거지를 옮겼음을 시사했다.
외신들은 이미 새 정부수립에 필요한 헌법개정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카다피 국가원수가 정권을 잡기 이전의 헌법에 기초한 새 헌법 초안을 NTC가 만들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9개월여에 걸쳐 위원회가 헌법개정작업과 선거준비작업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완벽한 민주주의로의 전환에는 최소 2년이 걸릴 수 있으며, 정부체제를 설계하는 데만도 20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현재 4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과도국가위원회는 이후 카다피 체제를 이탈한 관료들과 전문가 집단을 두루 받아들여 100명에서 최고 200여명까지 규모를 확대할 전망이다. 새 정부의 역량을 최대화하기 위해선 정권 운영경험이 있는 인사들을 많이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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