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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북정책 '신뢰·균형'에 방점/ 美 외교전문지 기고로 본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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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북정책 '신뢰·균형'에 방점/ 美 외교전문지 기고로 본 방향은…

입력
2011.08.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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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신뢰외교'를 골간으로 한 자신의 대북정책 구상을 밝혔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9ㆍ10월호에 게재된 '새로운 한반도를 향하여'란 기고문을 통해서다.

박 전 대표는 기고문에서 "한반도를 갈등의 공간에서 신뢰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적 규범에 근거해 남북한이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를 이행하게 만드는 '신뢰외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특히 "한반도에서 신뢰외교를 실현하기 위해서 한국은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을 새롭게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제는 새로운 정책, 균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압박정책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가 2009년 5월 미국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한 뒤 구체적 대북정책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신뢰의 부족은 오랫동안 남북한 사이의 진정한 화해를 어렵게 만든 기본적 요인"이라며 "남북한 사이의 평화 역시 공동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남북한 사이의 신뢰가 최저 수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한국이 신뢰를 새롭게 재구축할 기회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균형정책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 요구될 때는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고, 동시에 협상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매우 개방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만약 북한이 또다시 군사도발을 감행한다면 한국은 북한이 도발의 대가를 깨달을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반대로 북한이 남북한 및 국제사회와 맺은 약속들을 지키려는 진정한 협력의 자세를 보인다면 한국은 그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대북정책 구상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포용정책과 압박정책으로 대비되는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을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취하려는 것 같다"며 "한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으려다 보니 '박근혜표 대북정책'의 특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여야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대북정책 구상을 외국의 외교전문지를 통해 공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론도 제기됐다. 앞서 박 전 대표가 대북정책을 짧게나마 언급했던 것도 국내가 아닌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에서였다. 박 전 대표 측은 "현정권의 외교안보정책과 다른 언급을 해서 혼선을 빚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유력 대선주자가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책을 외국에서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잡지가 발간되는 30일 이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자신의 대북정책 구상을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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