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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축출 이후… 아랍의 봄 전망은/ 시리아·예멘 '봄소식' 아직은 높은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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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축출 이후… 아랍의 봄 전망은/ 시리아·예멘 '봄소식' 아직은 높은 문턱

입력
2011.08.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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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사태가 아랍의 봄 불길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42년간 철권통치를 휘두르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종말은 연초 튀니지(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 이집트(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이은 세번째 독재자 축출로 기록되겠지만 시리아, 예멘으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리비아 혁명이 아랍의 봄을 정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시리아의 주요 도시에선 수천명의 시위대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가리켜 "카다피가 물러났다. 이제 너의 차례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예멘에서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중동 전문가 제프 포터는 "리비아 사태는 시리아와 예멘의 시위대에 강한 자극을 줬다"며 "꼭 이집트나 튀니지 모델을 따를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밀하게 따져보면 아직 권좌에 있는 주변국 독재자들이 큰 걱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카다피 축출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개입이 결정적인 것이어서 자국으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3월 이후 강경진압으로 2,000여명을 희생시킨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은 "NATO가 개입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 그의 막내동생 아헤르가 공화국수비대 등 군부를 지휘하고 레바논과 이란의 지지도 강력해, 서구 국가들이 섣불리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폭탄 공격을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복중인 살레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사우디 등은 살레가 물러나면 예멘 내 알카에다의 세력이 확장될까 우려해 살레에 대한 압박을 주저하고 있다.

카다피의 경우 아랍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괴짜로 통했기 때문에 그가 축출된다고 해서 다른 독재자들에게 큰 교훈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와 달리 북아프리카가 아닌 중동에 속하는 예멘과 시리아에는 여파가 덜할 수도 있다.

또한 독재자가 축출되더라도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아랍의 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비아가 다시 부족간 전쟁 등 분열을 겪게 된다면 아랍의 봄은 냉각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튀니지와 이집트는 지금도 구 정권의 잔재를 청산과 경제부양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가 반카다피 세력의 분열가능성만 극복한다면 풍부한 석유, 적은 인구, 700억달러에 달하는 국부펀드 덕으로 북아프리카 최초의 현대적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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