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최근 공개적으로 야권 대통합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야권 통합 논의를 주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최고위원이 위원장인 야권통합특위에서 그간의 활동과 통합 방향에 관한 보고서를 정리해서 채택할 예정"이라며 "보고서가 완결되는 대로 당 차원에서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이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손 대표는 2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희망시국대회에서도 야4당에 대통합을 공개 제안하면서 민주진보진영의 대통합을 적극 호소한 바 있다.
손 대표가 이처럼 야권 대통합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데에는 야권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통합문제를 이인영 최고위원에만 맡기고 당 대표가 힘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21일 밤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야권 대통합을 위해 당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목소리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 관계자는 "야권 대통합을 위해 당 지도부가 함께 진력하기로 뜻을 모았기 때문에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진보진영과의 대통합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민주당의 기대감과 달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손 대표의 대통합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진정으로 야권의 강력한 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고자 한다면 대통합 제안은 거둬달라"고 손 대표의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조 대표는 "대통합정당을 만들자며 진보개혁진영의 논란을 만들기보다 야권의 강력한 연대를 이루기 위한 상호 신뢰형성의 과정과 방안을 민주당이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정당간 완전 통합이 아닌 정책 연대 등 보다 느슨한 형태의 연합에 방점이 찍혀 있다.
민주노동당도 "민주당은 통합을 얘기하기에 앞서 정당간 연대에 충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두 당은 민주당까지 포함하는 야권 대통합에 앞서, 진보진영간 통합인 '소(小)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진보정당 통합 논의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국민참여당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대통합에는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의 통합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진보정당들의 통합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큰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