뱌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퇴진 요구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리비아식의 국제 군사제재는 "감당할 수 없는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국영TV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치안 상태는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시리아 정부는 절대 전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그는 "어떤 나라든 시리아에 개입하면, 시리아의 지정학적 위치와 시리아의 국력으로 인해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결의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공습을 벌이고 있는 리비아에서 반카다피 시민군이 트리폴리에 진격해 무아마르 카다피가 최후의 순간에 몰려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아사드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군사 개입은 받지 않았었다.
아사드는 3월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대한 냉혹한 유혈진압으로 최근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데 인권운동가들의 주장으로는 사망자가 2,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아사드는 문제를 폭력적인 시위대에게 돌리며 "시리아의 혼란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폭력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경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12월 지방선거를 시행하고 이번 주 발표될 새로운 정당법에 따라 내년 2월 의회를 구성하겠다는 정치개혁 일정도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으로부터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아사드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정상들이 18일 성명을 통해 공식적으로 퇴진을 요구한 것에 대해 이날 인터뷰에서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퇴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아사드는 기자 2명과 환담하는 형식으로 40분 동안 인터뷰했는데 반정부 시위와 정부군의 강경진압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은 없었다. 반정부 시위 이후 아사드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네번째로 그는 그 때마다 줄곧 강경 입장을 보였다.
한편 22일 열린 유엔 인권위언회 회의에서 쿠웨이트는 아랍국가들을 대표해 "시리아는 유엔 인권이원회의 조사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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