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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 D-7/ 세계적 마라톤 선수들 줄줄이 불참… 이유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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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 D-7/ 세계적 마라톤 선수들 줄줄이 불참… 이유 뭘까

입력
2011.08.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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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대의 육상 향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내로라하는 육상 스타들이 달구벌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트랙을 비롯해 도약, 투척 등 전 종목에서 전ㆍ현 세계 챔피언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함께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스포츠 무대다. 대구 대회가 13회째로 올림픽에 비해 역사는 일천하다. 대회 역사가 짧은 이유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고고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수영을 비롯한 여타 종목들이 앞다퉈 세계선수권대회를 만들어 IOC와는 딴살림을 차리며 고수입을 올릴 때, IAAF는 '육상은 올림픽이 곧 세계선수권대회 아니냐'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를 따로 개최해야 스폰서 수입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내부 논리에 밀려 결국 1983년에야 제1회 대회를 개최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이 개인 자격이 아닌, 국가대표로서 국위를 선양하게 된다. 메달리스트들은 경기 후 자국 국기를 온 몸에 휘감고 트랙을 질주하며 자신의 이름과 국가를 세계에 알린다.

하지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마라톤에서만큼은 다른 종목과 달리 특급 스타를 찾아 보기 어렵다. 이른바 'B급 선수'들만 참가하는 유일한 마라톤대회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왜일까.

이는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기술위원장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금메달 상금이 6만 달러에 불과한 반면 보스턴, 런던, 뉴욕 마라톤 등 메이저 마라톤대회의 상금은 최대 15만 달러를 넘는다. 초청료도 상금 못지않게 두둑하다"며 "두 대회가 겹친다면 케냐, 에티오피아 등 가난한 나라의 마라토너들은 당연히 세계선수권대회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랙에서 열리는 육상 최장 종목은 1만m로 30분 이내면 경기가 끝난다. 따라서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다음 대회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마라톤은 한번 뛰고 나면 적어도 두 달은 쉬어야 하기 때문에 A급 선수들이 연속적인 대회 출전을 꺼린다"고 덧붙였다.

실제 마라톤 공인, 비공인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8ㆍ에티오피아ㆍ최고기록 2시간3분59초)와 제프리 무타이(30ㆍ케냐ㆍ2시간3분2초)는 이번 대구 대회에 불참한다. 역대 여자마라톤 2위 기록 보유자이자 올 시즌 런던 마라톤 우승자 마리 케이타니(29ㆍ케냐)도 대구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게브르셀라시에는 "9월25일 베를린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대구에 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타이는 하프마라톤과 10km 등 이벤트성 짙은 레이스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대구대회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회 총상금은 733만6,000달러(약 78억원)로 세계신기록을 세울 경우 보너스로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금 규모는 2007년 오사카 대회 때와 똑같다. 4년 동안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조직위 관계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마라토너들에게는 '배고픈 대회'지만 금메달을 따면 단숨에 몸값과 이름값을 올릴 수 있다"며 "한국 마라톤이 A급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이변을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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