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악양의 평사리문학관과 한옥문인집필실에서 '청년작가아카데미 여름창작캠프'가 오늘부터 4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되었다. 대학 선생이 되어 벌써 세 번째의 창작캠프인데 모두 평사리에서 진행했다. 평사리문학관에서만 캠프가 진행되는 것은 그곳이 '문학명당'이기 때문이다. 평사리는 소설 의 무대다.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이 주는 기운이 만만찮다. 그 기운이 내일의 문학가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음으로 양으로 힘을 준다. 또한 하동은 '문학의 수도'다. 문학의 수도를 자처하는 하동의 문향(文香)과 하늘로 치솟은 지리산의 힘찬 기운, 섬진강의 부드러운 흐름이 캠프에 강사로 참가한 문인에게도, 시를 쓰고 소설을 창작하는 젊은 친구들에게도 문학의 열기를 더하여 준다.
하동 악양이 '슬로시티'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악양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차 시배지이다. 평사리문학관에서 캠프 내내 누리는 세계가 인정한 차향의 덕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동안의 여름캠프, 겨울캠프를 통해 공부한 내 제자 둘이 벌써 시인이 되었다.
내가 열거한 문학명당 설(說)에 전주의 안도현 시인이 특강강사로 우정출연을 약속했다. 어쩌면 그가 염탐하러 오는지도 모른다. 그도 시를 쓰며 시를 가르치는 선생이기에 문학명당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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