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와 금전적 지원’을 매개로 재력 있는 남성과 평범한 여성을 이어준다는 이른바 ‘스폰카페’를 포털사이트에 개설ㆍ운영한 남성들이 적발됐다. 네이버와 다음에 개설된 대표적 스폰카페 두 곳의 회원수만 2만여명. 누구나 가입이 쉽다는 인터넷 카페의 특성을 감안, 검찰은 우후죽순처럼 개설된 스폰카페 100여곳을 폐쇄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네이버에 스폰서 카페를 차린 뒤 성매매를 알선한 사업가 이모(43)씨와 다음에 유사한 카페를 운영한 김모(26)씨를 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와 함께 네이버에 개설된 57개 스폰서 카페, 다음에 개설된 61개 스폰서 카페를 사실상 폐쇄 조치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6월 스폰카페를 만든 뒤, 불특정 다수 여성회원에게 “면접을 본 뒤 한 달에 최고 수백만원을 벌 수 있게 남성회원을 연결해주겠다”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카페의 회원수는 6,085명.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씨의 메일을 무시할 법도 하지만, 돈이 필요한 여성은 면접에 응했고, 그 수만 81명에 달했다. 개별면접에 참석한 여성은 항공사승무원, 공무원 준비생, 임상병리사 등 평범한 직장 여성과 대학생이 대부분이었고, 이씨는 이들의 직업과 인적사항을 상세히 적은 리스트까지 작성했다. 일종의 ‘인터넷 포주’가 된 셈이다.
그러나 이씨는‘능력 있는 남성’은 소개시켜주지 않은 채 리스트에 있는 여성 11명과 성관계를 맺었다. “나와 성관계를 맺으면 조건이 더 좋은 남성을 소개시켜주겠다”는 이씨의 감언이설에 여성들이 속은 것이다. 연예기획사로부터 사기를 당해 급전이 필요했던 여대생 A씨는 이씨와 성관계를 맺었지만 스폰서를 소개받지 못했다. A씨는 다른 카페 운영자인 김씨와도 성관계를 맺었지만 마찬가지였고, 도리어 협박까지 당했다.
고시생 오빠의 뒷바라지를 위해 면접에 나간 여대생 B씨는 이씨로부터 같은 권유를 받았지만, 속이 뻔이 보이는 이씨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A씨와 다르지 않았다. B씨는 카페를 통해 “4회 성관계 대가로 한 달에 200만원을 준다”는 직장인 주모(28ㆍ구속기소)씨를 만났지만 주씨가 성관계 후 도망쳐버린 것. 남자친구를 위해 저축은행에서 500만원을 대출 받은 여대생 C씨도 스폰카페를 통해 주씨를 만났지만 돈 한푼 받지 못했고, 검찰 조사에서 “대출 후 남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해 처지를 한탄하다 한 순간의 실수로 스폰카페를 이용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 카페엔 ‘돈 많은 남성 회원’은 없고, 공짜 성매매를 노리는 나쁜 남성들 뿐”이라며 “언제든 성매매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스폰카페 근절을 위해 포털사이트 측에 스폰카페 개설 금지 및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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