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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 딱지 안 날아오는 이유… 10% 봐준 게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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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 딱지 안 날아오는 이유… 10% 봐준 게 아니었네

입력
2011.08.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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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차를 몰고 서울에서 경남 통영으로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김방은(34)씨. 제한속도 시속 100㎞ 고속도로에서 단속 카메라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계기판 속도계 눈금이 110㎞를 약간 웃도는 상태로 카메라 밑을 지나쳤다. 김씨는 "내비게이션 화면에 뜬 속도는 100㎞였지만 과속 과태료 딱지가 날아오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태료는 나오지 않았다. 카메라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자동차의 속도계가 실제 속도보다 과속으로 표시되기 때문이었다. 이재훈 도로교통공단 사고조사연구원은 최근 낸 '차량속도계와 속도 측정용 장비의 속도 차이에 관한 연구'보고서에서 "실제 속도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테이프스위치검지기가 시속 63.38~63.46㎞를 가리켰는데 자동자 속도계는 70㎞, 내비게이션은 63㎞였다"며 "자동차 속도계가 실제보다 7㎞나 빠른 것으로 표시됐다"고 말했다. 반면 내비게이션은 차량의 바퀴 회전수를 체크해 속도를 계산하는 계기판 속도계와 달리 위성으로 단위 시간당 이동 거리를 계산하기 때문에 급가속ㆍ감속 경우를 제외하고 실제 속도와 가깝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기판의 속도가 실제보다 높은 이유는 뭘까. 자동차 업계와 전문가들은 우선 안전상의 이유를 꼽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7일 "자동차안전기준에 따라 제작사들은 실제 속도보다 5~10% 정도 높은 속도를 표시해 감속을 통한 안전운행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안전운행을 위해 실제보다 높은 속도를 표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시속 25㎞ 이상일 땐 해당 속도의 10%에 시속 6㎞를 더한 값을 속도계에 표시할 수 있다. 예컨대, 시속 30㎞의 경우 10%의 속도(3㎞)에 6㎞가 추가돼 시속 39㎞까지 표시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차량 노후화를 감안해 차량 검사 때에도 계기판에 실제 속도보다 25%까지 높게 표시돼도 문제를 삼지 않는다.

자동차 제작사는 실제 속도보다 높은 수치를 표시할 수 있어 자동차 성능이 좋아 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도 덤으로 얻는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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