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12차례 세계 육상선수권대회에서 쏟아진 세계기록은 25개다. 가장 많은 세계기록이 나온 대회는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모두 5개의 기록경신이 이뤄졌다. 1997년 아테네, 2001년 에드먼턴,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는 세계기록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아 긴장감이 떨어졌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흥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세계기록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기록 경신의 유력한 후보는 역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꼽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를 잇달아 휩쓸고 세계기록을 5개나 쏟아낸 볼트는 대구스타디움에 깔린 몬도트랙에서 광속 질주를 선보일 각오다. 볼트는 그러나 허리와 아킬레스건 통증 탓에 “대구 세계선수권 100m에서는 신기록을 쓰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라이벌인 타이슨 가이(29·미국)가 결장한 것도 아쉽다.
트랙보다는 투척과 도약 종목에서 세계기록이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 신체의 모든 감각을 활용하는 투척과 도약 종목은 무더위로 선수들의 근육이 완전히 풀리면 기대 이상의 기록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대회가 최대 규모로 열리고, 런던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의외의 기록이 양산될 수도 있다. 남자 창던지기의 안드레아스 토르킬드센(29∙노르웨이)과 여자 세단뛰기의 캐서린 이바구엔(27∙콜롬비아)의 그 후보들이다.
이색 기록도 탄생한다. 여자 20㎞ 경보에 출전할 수산나 페이토(36·포르투갈)는 이번 대회까지 세계선수권대회 11회 연속 출전 기록을 세워 남녀 통틀어 최다 출전 기록을 새로 쓴다. 페이토는 1991년 도쿄 세계선수권부터 20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세계선수권에 이름을 올린 ‘철녀’다. 종전 최다 기록은 페이토와 독일 여자 원반던지기 선수인 프랑카 디치가 함께 보유했던 10회.
한편 ‘의족 스프린터’인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와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24·아일랜드) 등 장애를 가진 스타 선수들은 메이저대회에서 처음으로 일반 선수와 기량을 겨루는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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