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대책회의 "기지 외곽 지하수에서 발암물질 기준치 5배 검출"
"기지 외곽 일부 지하수에서 수질 5배 이상 발암물질도 검출"
환경전문가, 산업의학전문의 등으로 이뤄진'고엽제 대책회의'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 캠프 캐럴 인근 지역 주민 2명이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 등 혈액계통 악성종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대책회의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3~15일 캠프 캐럴 인근 왜관읍 매원리와 왜관읍 주민 58명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왜관리 거주 A(12)양이 2008년부터 백혈병을, B(12)군이 2006년부터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왜관리는 미군이 유독물질을 쌓아 두었던 기지 남쪽 41구역과 접해 있다.
대책회의는 또 "1990년 당시 20세이던 매원리 주민 C씨가 급성 골수백혈병으로 사망했고, 또 다른 20대 남성이 10여년 전 백혈병으로 사망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밝혔다. 주민면접에 참여했던 주영수 한림대 의대교수는 "주민들의 증언은 캠프 캐럴의 유해물질과 인과적 관련성을 따져 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소견'"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한편 2009년 이후 40~60대인 주민 5명이 폐암, 간암, 뇌종양 등으로 사망했으며 현재 주민 4명이 위암, 폐암, 갑상선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책위는 기지 외곽 6개 지점에서 상수원으로 쓰이는 지하수를 채취한 결과 3개 지점에서 백혈병과 간암 등을 유발하는 트리클로로에틸렌(TCE)와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석전리의 한 지하수에서 TCE이 0.154mg/L가 검출돼, 수질기준(0.03mg/L)을 5배 이상 초과했다. 대책위는 "왜관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련 역학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한미공동조사단의 조사가 끝나는 8월말 이후 주민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공동조사단은 고엽제 드럼통 등이 매몰된 곳으로 의심돼 시추 조사한 기지 내 토양분석결과를 이달말이나 다음달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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