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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몰린 카다피… 꿈쩍 않는 아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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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몰린 카다피… 꿈쩍 않는 아사드

입력
2011.08.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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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시작됐던 '아랍의 봄'의 바통은 이제 리비아와 시리아가 이어 받았다. 그러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처지는 확연히 다르다. 반년 넘게 결사 항전을 공언해 왔던 카다피는 수도 트리폴리가 함락 위기에 놓인 반면, 아사드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경고에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 거점을 연일 맹폭하며 권력 사수 의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리비아 내전 중대 기로에

리비아 내전은 친ㆍ반카다피군 간 지리한 공방전 끝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42년간 명맥을 이어왔던 카다피 왕조의 몰락이 눈 앞에 다가왔다"고 보도했다. 이런 분석은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48km 떨어진 자위야가 반 카다피 시민군 수중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식량, 연료를 전달하는 트리폴리의 서부 보급로가 차단됐다"고 전했다. 튀니지 국경에 인접한 자위야는 트리폴리의 서부 관문이자 핵심 정유시설이 위치한 석유산업의 요충지. 자위야 인근에는 석유매장량이 20억배럴에 이르는 무르주크 유전지대가 있다. 시민군이 트리폴리에 머물고 있는 카다피를 축출하려면 자위야 장악이 필수적이다. 거꾸로 카다피 입장에서 자위야를 내주면 시민군의 칼끝이 자신의 목을 겨누는 형국이 된다.

게다가 카다피 정권 핵심 인사의 이탈 조짐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집트 내무부는 이날 나세르 알마부르크 압둘라 리비아 내무부 부장관이 9명의 가족을 대동하고 카이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휴가차 이집트를 찾았다고 강변했지만 카다피 핵심 측근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망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리비아 시민군이 트리폴리 서쪽에서 거둔 군사적 성과는 고무적"이라며 "카다피 정권 인사들도 더 이상 그의 편에 서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비아 내전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있다. 카다피군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 이후 최초로 탄도미사일인 스커드미사일을 발사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동부의 석유 요충지 브레가를 겨냥한 미사일은 사람이 살지 않은 사막에 떨어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카다피는 국영방송을 통해 "식민주의자인 NATO에 부역하는 시민군은 '쥐'에 불과하다"며 항전을 촉구했다. 북아프리카 지역 전문가인 게오프 포터는 "압둘 파타 유네스 사령관 피살 이후 시민군의 조직력은 와해됐다"며 "트리폴리를 장악하지 않는 한 카다피 축출을 섣불리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팔레스타인 난민에 불똥

궁지에 몰린 카다피와 달리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 탓에 애꿎은 팔레스타인 난민들까지 피난 행렬에 올랐다. 유엔 난민 구호국 크리스 거너스 대변인은 이날 "항구도시 라타키아 알라멜 난민촌에 머물던 팔레스타인 난민 5,000여명이 정부군의 포격을 피해 긴급 피난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은 군함까지 동원해 이슬람 수니파 거점인 라타키아를 사흘째 공격하고 있다. 알라멜 난민촌에는 1만여명의 팔레스타인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리아 관영 사나(SANA)통신은 "군함들은 무기밀매와 관련한 통상적인 점검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발포 사실을 부인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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