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가 16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적극 촉구하고 나섰다.
강 주교는 최근 강정마을에서 집전한 미사와 강론 내용을 주교회의 기관지 ‘경향잡지’ 등에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그리스도인의 양심’이라는 글로 기고해 “해군기지 건설 계획은 너무도 이율배반적이고 앞뒤 안 맞는 결정”이라며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서는 안 되는 근본 이유는 4ㆍ3사건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주교는 “강정마을에 군항이 들어섬으로써 제주도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군사적 긴장의 전초기지로 바뀔 가능성이 높고, 후보지 결정 과정과 절차에서 주민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등 너무 비민주적이고 탈법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강정마을에서 추진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은 장기적인 정책 결여와 근시안적 경제이익 추구의 대표적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개신교 진보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이날 “다른 지역 공권력까지 투입해 주민을 강압하려는 처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서울ㆍ경기 지역 경찰 병력 등의 즉각 철수와 제주 해군기지 계획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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