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이 공단 감사실에 허위 보고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증권사 직원의 동석, 숙박업소 투숙 여부 등을 빠뜨린 채 보고한 것이다. 감사실은 직원들의 당초 보고와 달리 M증권사 직원이 술자리에 동석한 사실 등을 새롭게 확인하고 추가 조사에 들어갔다.
국민연금공단 직원 3명은 지난달 27일 증권사 직원과 술을 마신 뒤 성매매를 시도하다 이 가운데 직원 1명이 숨졌고, 동석한 직원 중에는 증권사 평가순위와 관련해 불과 닷새 전에 징계를 받은 간부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한국일보 8월13일자 1ㆍ6면 보도) 공단 감사실이 조사를 벌여왔다.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은 한해 69조원의 투자자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 소속이다.
15일 국민연금공단 감사실에 따르면,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직원들은 사건직후 경위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실 관계자는 "사건 직후 받은 경위보고서에는 증권사 직원 동석 사실, (성매매 여성들과) 모텔에 머문 사실 등이 모두 빠져있었다"며 "언론 보도와 경찰 수사 상황을 볼 때에 직원들이 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시 술자리에 직원이 동석했던 M증권사는 국민연금공단의 3분기 거래 증권사로 선정된 30여 곳 중 하나다.
이 관계자는 "언론 보도 이후 M증권사 직원이 술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증권사 직원이 왜 동석했는지 등은 추가로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감사실은 16일 두 직원을 불러 성접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현재 직원들은 접대와 성매매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복지부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진 장관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증권사와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고 내부 윤리를 바로잡기 위한 '국민연금기금 운용 혁신 태스크포스'까지 꾸려진 상황에서 발생한 의혹이라 심히 유감스럽다"며 "경찰조사와 별도로 내부에서 철저히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진 장관은 "관련 의혹이 사실이라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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