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에 대표적인 선물은 사과, 배 같은 과일선물세트. 하지만 올 추석(9월 12일)은 예년에 비해 너무 이른데다, 여름 내내 비가 이어진 탓에 일조량이 부족해 익는 속도도 늦다. 태풍에 낙과 피해까지 입어 가격 급등도 예상된다.
대신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한우 선물세트다. 일반적으로 한우세트는 과일보다 매우 비싸 대체상품이 되기 어렵지만, 올해는 한우 값이 지난해에 비해 10~20% 떨어진데다 10만원 전후 알뜰 상품도 쏟아져 나와 사정이 다르다. 정부와 농협 등이 마련한 직판 상품을 주문하면 거의 반값에 구입할 수도 있다.
추석 한우매출 30% 늘 듯
15일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올해 추석 한우 매출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추석보다 30% 이상 늘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에 최대 5만여개의 한우세트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현대그린푸드 직영 육가공 공장의 작업라인을 지난해보다 20% 증설했다.
보통 백화점에서는 수 십만원대의 고가 한우 선물세트가 주류지만, 올해는 과일 대체수요를 감안해 10만원대 실속세트가 늘어난 것도 특징. 현대백화점은 '현대 화식한우 정나눔 세트(18만원)' '현대 특선한우 실속세트(12만원)' 등을, 롯데백화점은 '한우 알뜰세트(13만원)' 한우 알뜰실속세트(14만원)' '갈비 2호세트(16만원)' 등을 준비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국거리, 불고기용 3.2㎏짜리 '행복 한우'를 10만원에 준비했다. 신세계 측은 올 초 한우 현지가격이 급락했을 때 계약한 물량으로 알뜰 세트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도 한우 선물세트 준비에 한창이다. 이마트는 지난주 경기도 광주에 국내 최대 '미트센터'를 오픈한데 이어, 올해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에 비해 30% 확대키로 했다. 소비자 취향대로 부위별, 등급별, 중량별로 주문할 수 있는 '맞춤형' 선물세트도 기획했다. 롯데마트 역시 한우 갈비세트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준비하고, 9만~12만원대의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을 2배 늘려 주력 상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정부, '반값 한우세트' 선보여
3만~7만원대 초저가 한우 선물세트도 등장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농협중앙회, 전국한우협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공동으로 추석 제수용 한우를 시중가격보다 21~46%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제수용 한우세트는 1등급 이상 탕국용, 산적용, 불고기용 각 900g을 진공 상태로 냉장 포장해 7만원(택배비 포함)에 판매한다.
선물세트도 5가지 선보이는데, 등심세트(1㎏) 4만8,000원, 알뜰세트(국거리, 불고기 각500g)는 3만1,000원, 갈비세트(2.4㎏)는 9만8,000원에 판매된다. 이번 행사는 각 기관 인터넷 사이트와 전화 주문(1577-4264) 등을 통해 16~24일까지 사전 예약접수를 받고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2일 사이에 배송된다.
포장ㆍ배송 아이디어 백태
유통업계는 '한우 대목'을 맞아 가장 큰 관건을 배송으로 보고 있다. 아직 무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8월 말~9월 초에 배송되므로 신선도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
현대백화점은 판매되는 모든 한우냉장세트에 산소 혼합가스를 채워 신선 유지기간을 3배 이상 늘렸고, 위생적인 보관을 위해 최소 포장단위를 종전 1㎏에서 500g 단위로 세분했다. 고객이 낮에 집을 비울 경우 서울지역에 한해 야간(오후 6~11시)에 배송키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냉장ㆍ냉동 탑차 수를 지난해보다 100개 더 확보한 것도 모자라, 일반 택배트럭을 냉장ㆍ냉동 트럭으로 바꾸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서울ㆍ수도권에서 실시하던 냉동차량 배송을 올해 전국 주요 6개 광역시로 확대했고, 롯데슈퍼는 한진택배와 계약을 맺고 '100% 냉동택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