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를 일으킨 집중호우부터 9호 태풍 '무이파'까지…. 우산을 거의 매일 들고 다녀야 했던 올 여름, 기상청 분석 결과 실제로 비가 지독하게 내렸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8월14일까지 서울의 강수일(하루에 비가 0.1㎜ 이상 온 날)은 32일로 최근 5년 간 최고로 나타났다. 2007년의 경우 같은 기간 28일, 2009년과 지난해에는 27일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열대야 일수는 4일로 2009년(1일)에 이어 두 번째로 작았다. 지난해에는 열대야가 11일에 달했고, 2007년과 2008년에도 9일이나 됐다. 열대야는 한낮 복사열의 영향으로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오래 지속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반도에 걸친 장마전선이 평년과 달리 남북으로 움직이는 진폭이 적었다. 좁은 공간에서 장마전선이 왔다 갔다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부지방이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서쪽 가장자리에 들고 중국에서 저기압이 자주 형성돼 한반도에 수증기 유입이 많았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실제로 이 기간에 강수량은 1,264.8㎜으로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 1,500㎜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2007년(468.2㎜)과 지난해(469.7㎜)에 비해 3배 가까이 많다.
태풍은 강우량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 7~9일 태풍 무이파가 한반도 서해안을 관통했지만 서울에는 44㎜의 비를 뿌렸을 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기간은 평년보다 짧았지만 강수일이 장마기간의 82%에 달해 강수량이 많았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8월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무더위가 지속되다 9월 중순부터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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