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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기곤 삼육대 총장 "인성교육 위해 작은 대학 지향, 기업체에서 졸업생들 품성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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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기곤 삼육대 총장 "인성교육 위해 작은 대학 지향, 기업체에서 졸업생들 품성 신뢰"

입력
2011.08.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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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캠퍼스에선 술과 담배, 인스턴트 식품이 금지돼 있습니다. 고기도 먹을 수 없고, 학교 안에서는 오로지 채식을 해야 합니다. 학생들의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자는 것이죠."

서울 노원구 공릉동 삼육대 캠퍼스를 찾으면 '절제'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건물을 짓고, 대학 정원을 늘려 성장에 주력하는 여느 대학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취업 학원으로 전락한 대학 교육을 걱정하며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김기곤(64) 총장을 5일 삼육대 캠퍼스에서 만났다.

"1906년 설립 때부터 인성교육을 위한 작은 대학을 지향할 정도로 목표가 뚜렷했습니다. 지(智)적인 교육 하나로는 부족해 영(靈)과 체(體)의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삼육(三育)입니다."

때문에 삼육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1학년 때 필수적으로 밭에서 일하는 '노작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배추와 상추 등 농작물을 가꾸면서 노동으로 흘린 땀이 어떤 결실을 낳는지 직접 체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 담배를 끊는 학생들에겐 장학금을 준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연클리닉을 운영해 금연에 성공하는 학생들에게 기간에 따라 마일리지를 부여하고, 이를 환산해 장학금을 주는 방식이다.

김 총장은 "20여년 전만 해도 혈기 왕성한 젊은 학생들은 술 담배를 금하는 것에 불만이 적지 않았지만 요즘은 젊을 때부터 건강 관리에 신경 쓸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부 학생들은 자유가 있는데 왜 캠퍼스에서 고기를 먹을 수 없느냐고 항의하지만 대부분의 영양학자들이 육식으로 인한 성인병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명색이 교육기관이라면 어린 학생들에게 해롭다고 하는 것을 마음대로 먹게 할 순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삼육대는 학생들의 봉사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여름방학을 맞아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봉사단에 학생 328명, 교수 39명, 직원 11명이 참여했고, 국내봉사대에 재학생 458명, 교수 45명이 참여하는 등 총 64개팀 881명의 봉사대원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오지에서 학생들은 학교 건물, 우물, 화장실을 만들어 주고, 컴퓨터, 한국어, 태권도 등을 가르친다.

김 총장은 "겨울방학까지 합하면 교수들은 100%, 학생들은 전교생의 20% 가량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셈이다. 봉사활동에 참가했던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재학 중에 꼭 가보라'고 권하고, 학생들도 선배들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뒤를 잇는 전통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런 대내외 활동으로 삼육대는 올해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참교육대상'에서 인성교육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김 총장은 "이런 학교 분위기 때문에 기업체에선 삼육대 졸업생들의 인성과 품성을 신뢰한다"며 "규모가 큰 다른 대학들 가운데 삼육대의 인성 교육 시스템을 배우려 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삼육대는 인성교육뿐 아니라 외국어교육에도 강점을 드러낸다. 1학년 학생들을 삼육외국어학원에 위탁해 교육하는 등 20여년 전부터 영어교육을 특성화했다. 김 총장은 "사회 발전과 변화는 결국 인성을 제대로 갖춘 인재들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대학의 본분에 충실하면서 학생들에게 글로벌 리더의 품성을 갖추도록 하면 대학의 위기와 사회의 위기도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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