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프로야구에서는 이틀 연속 만루홈런이 터졌다. 13일 잠실 LG-롯데전. LG 서동욱(27)은 4회 1사 만루에서 사도스키의 몸쪽 144km 직구를 걷어 올려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그랜드 슬램을 폭발했다. 하루가 지난 14일 인천. 이번엔 SK 권용관(35)이 한 때 LG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넥센 심수창에게 만루홈런을 빼앗았다.
‘홈런 중의 홈런’으로 불리는 그랜드 슬램은 올 시즌 총 23차례 나왔다. 최준석(두산)과 가르시아(한화)가 각각 2방의 만루포를 가동했고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이대호 홍성흔(이상 롯데) 김상현 최희섭(이상 KIA) 등도 한 차례씩 손 맛을 봤다. 후반기에는 6방의 만루 폭죽이 밤 하늘을 수 놓았다.
가르시아 이틀 연속 만루포, 최준석 쳤다 하면 결승포
‘부산 갈매기’에서 ‘대전 독수리’로 변신한 카림 가르시아(36)는 한화 유니폼을 입은 지 5일만에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복덩이로 등극했다. 가르시아는 6월15일 대전 KIA전에서 1-4로 뒤지던 6회 2사 만루에서 상대 에이스 로페즈로부터 만루홈런을 뽑았다. 가르시아는 또 16일 경기에서도 2―1로 앞서던 7회말 2사 만루에서 KIA 유동훈의 초구 132㎞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당시 가르시아가 기록한 두 경기 연속 만루홈런은 1999년 펠릭스 호세(롯데), 2005년 김태균(한화), 2008년 박재홍(SK)에 이어 역대 네 번째 나온 진기록이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한화는 6월14일 이대수의 만루홈런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새 역사를 썼다.
순도 면에서는 최준석(28)도 뒤지지 않는다. 최준석은 4월8일 잠실 KIA전에서 팀이 0-1로 뒤지던 3회말 생애 첫 만루홈런을 쳤고, 4월2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0-0이던 3회초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올시즌 ‘만루의 사나이’는 누구?
기록상으로 올 시즌 최고의 ‘만루 사나이’는 유한준(30ㆍ넥센)과 최정(24ㆍSK)이다. 둘은 만루 찬스에서 타율 8할3푼3리(6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유한준은 만루홈런 한 방을 곁들이며 타점을 13개나 올렸다. 8개 구단 타자 가운데 득점권 타율(0.403)이 가장 높은 최정은 홈런은 없지만 11타점을 쓸어 담는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다.
이밖에 삼성 김상수(0.750) LG 이진영(0.667) 롯데 이대호(0.625) 황재균(0.600) 두산 김현수(0.600) 등도 만루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김상수는 만루에서 장타율이 거의 9할(0.875)에 가깝고 이대호는 올시즌 올린 79타점 가운데 13타점을 만루에서 뽑았다. 이진영은 5월1일 잠실 넥센전에서 주자 일소 3루타를 터뜨리며 홈런 못지 않은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함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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