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골프가 오랜만에 고개를 들었다.
최근 메이저 6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놓쳐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은 미국이 루키 키건 브래들리(25ㆍ미국)의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체면 치레를 했다.
브래들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존스 크리크의 애틀랜타 어슬레틱 골프장(파70ㆍ7,467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제이슨 더프너(미국)와 최종 합계 8언더파 272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브래들리는 16∼18번홀에서 합산 스코어로 승부를 가리는 연장전에서 1언더파를 쳐 이븐파에 그친 더프너를 1타차로 꺾었다. 우승 상금은 144만달러.
브래들리는 메이저대회 처음 출전해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저대회 첫 출전 우승은 2003년 브리티시오픈 당시 벤 커티스(미국) 이후 브래들리가 8년 만이다.
메이저 6승을 포함해 통산 31승을 거둔 팻 브래들리의 조카인 브래들리는 지난 시즌에는 2부 투어인 네이션 와이드에서 뛰었다. 브래들리는 2부 투어에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지난해 상금 랭킹 14위(26만4,000달러)에 올라 올해 정규 투어에 데뷔했다. 브래들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떠올랐다.
브래들리는 15번홀(파3)에서 그린 옆에서 친 어프로치샷을 물에 빠뜨려 트리플 보기를 범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반면 더프너는 13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쓸어담아 브래들리에 5타차나 앞서면서 우승이 눈 앞에 보였다.
하지만 브래들리는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기사회생했고, 더프너는 15번홀(파3)부터 17번홀까지 3홀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흔들렸다.
신인답지 않은 뚝심을 보여주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간 브래들리는 연장 첫 번째 홀인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뒤 17번홀과 18번홀(파4)을 파로 막았다.
이에 반해 16번홀에서 파를 기록한 더프너는 17번홀에서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리고도 3퍼트를 하는 바람에 보기를 적어내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재미동포 나상욱(28ㆍ타이틀리스트)은 3타를 줄이며 공동 10위(2언더파 278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경주(41ㆍSK텔레콤)는 공동 39위(4오버파 284타), 2009년 이 대회 우승자 양용은(39ㆍKB금융그룹)은 공동 69위(12오버파 292)에 머물렀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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