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독도에 해병대를 주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데다 일본의 반발도 예상돼 앞으로 해병대 독도 주둔 방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우리가 독도 문제에 대해 조용한 외교, 소극적 대응을 하는 시대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독도에 대한 영토 수호 의지를 확인해야 할 시점"이라며 "독도에 현재 해안경비대가 주둔하고 있지만 앞으로 해병대가 주둔하도록 정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울릉도에 중대급 해병대를 배치하고, 그 곳에서 1개 소대씩 돌아가면서 독도에서 순환근무를 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홍 대표는 최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도 개별 협의를 가졌다고 소개하면서 "국방부 장관은 적극 환영했고, 외교부 장관도 '정부와 여당이 결정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총리가 이미 국회 답변을 통해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은 우리 땅인 독도에 우리 군대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원칙적인 답변"이라며 "그러나 실제 군을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을 감안해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 외교적 대응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국방부 장관의 답변은 '정부 차원의 입장이 결정되면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이라며 "군의 독도 주둔은 영토 수호 측면에서 검토할 만한 사항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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