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탤런트' 손흥민(19ㆍ함부르크)이 한일전 참패의 충격을 당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희망을 던져줬다.
손흥민은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함부르크 노르트방크 아레나에서 열린 헤르타 베를린과의 2011~12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함부르크는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개막전 출전 불발의 불안감을 깨끗이 해소시키는 활약이었다. 프리 시즌 18경기에서 10골을 작렬해 기대를 드높인 손흥민은 6일 오전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개막전(1-3)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고열 증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개막전 출전이 무산된 것은 물론 10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한국은 한일전에서 0-3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는 2골을 터트리며 한국 수비진을 유린했다. 반면 박주영(AS 모나코),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유럽파 태극전사'들은 무기력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시작을 앞두고 대표팀 전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유럽파'들의 관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손흥민과 정조국(오세르)의 컨디션 점검을 위해 박태하 대표팀 코치가 현지로 급파됐다.
손흥민은 박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림 같은 중거리포로 프리 시즌의 골 폭풍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4-2-3-1 포메이션의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1-1로 맞선 후반 16분 미드필드 중앙을 돌파한 후 문전 20여m 지점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고 원바운드된 볼은 빨랫줄처럼 골 네트로 빨려 들어갔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조그만 틈만 보여도 지체 없이 슈팅을 날리는 과감함이 돋보였다.
손흥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무승부로 의미가 작아졌지만 감독과 약속한대로 첫 골을 넣게 돼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득점포에 불을 붙인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22ㆍ셀틱)도 시즌 2호 골을 터트리며 한일전 악몽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성용은 14일 오전 셀틱 파크에서 열린 던디 유나이티드와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앞선 후반 1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터트렸다. 기성용은 한일전의 마음 고생을 털어내듯 코너 플래그 근처에서 섀도우 복싱을 하는 골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한편 지동원(선덜랜드)은 리버풀과의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신고했고,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남태희(발랑시엔)은 교체 출전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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