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29ㆍ삼성)은 2005년 4월27일 대구 LG전에서 프로무대 첫 세이브를 신고한 지 6년 3개월여 만에 김용수(전 LG·1999년)와 구대성(전 한화·2007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2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데뷔 첫 해 중반부터 마무리 투수를 맡은 오승환은 2006년(47세이브)과 2007년(40세이브) 연속 40세이브를 넘어서며 이 시대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47세이브에 이어 2007년에도 40세이브를 올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40세이브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2007년 9월18일 KIA를 제물로 역대 최소경기(180경기)만에 통산 100세이브 고지에 올랐고 2009년 5월5일에는 한화를 상대로 역대 최연소(26세9개월20일)·최소경기(254경기) 150세이브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일찍 시즌을 접어 잠시 주춤했던 오승환은 올해 한층 강력해진 직구를 들고 나타나 리그 최강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스피드에 다른 투수들보다 훨씬 묵직하게 들어와 '돌직구'라는 별칭을 얻은 오승환의 직구는 "한가운데 던져도 못 친다"는 말을 들을 만큼 상대 타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오승환이 든든하게 뒤를 지키면서 삼성도 '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강력한 뒷심을 자랑하며 올 시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오승환의 또 다른 별명은 '돌부처'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표정 변화 없이 마운드를 지킨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날도 200세이브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전혀 긴장한 내색조차 하지 않은 채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대기록을 세워 기분이 좋지만 오늘도 나 때문에 안지만이 3분의2이닝밖에 던지지 못하는 등 동료의 희생이 있어 미안하기도 하다"면서 "기록을 세우기까지 삼성 라이온즈가 있었기에 오승환도 있을 수 있었다"고 주변에 공을 돌렸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팀이 선두 경쟁을 하는 만큼 매 경기가 중요하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팀 승리를 책임져 우승 때 활짝 웃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집에서는 막내로서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수줍은 미소를 띄워 보인 오승환은 "아버지와 어머니, 두 형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그동안 고생하셨는데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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