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들이 인공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 구조를 가진 다세포 생명체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영국 B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유전자 변형기술을 적용, 1㎜ 크기의 선충류가 본래 갖고 있던 유전자 코드를 확장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단백질 분자를 탄생시켰다고 보도했다.
생명 유지의 근원인 단백질은 아미노산 분자들이 특정 순서로 결합돼 있다. 아미노산 분자들이 어떤 식으로 조합됐느냐에 따라 단백질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이런 아미노산은 자연계에 20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의 성과는 자연계의 아미노산을 인위적으로 변형해 새로운 스물한번째 아미노산을 만들어낸 것이다. 자연계에 없는 아미노산이 포함된 만큼 해당 선충의 단백질 구조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학명이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으로 알려진 이 선충류는 약 1,000개의 세포로 이뤄졌으며 배양과 보관이 쉽고 발생단계가 단순해 세포 분화과정을 규명하는 실험소재로 자주 이용된다.
이번 실험은 이론적이기는 하지만 인간이 생명체를 분자 단위까지 통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세포가 아닌 다세포 생명체에서 이런 실험이 성공한 것은 처음이라고 BBC는 전했다.
선충류 전문가인 마리오 데 보노 박사는 "앞으로 레이저 섬광을 이용해 선충류 뇌의 신경세포를 통제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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