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무상급식 주민투표 관련 단체들은 입장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이면서도 모두 예상 밖의 일로 받아들였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나쁜투표거부시민운동본부는 12일 오시장이 거취 표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오시장이 주민투표 결과와 시장직 연계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차기 대선 불출마만 선언하자 회견을 취소했다. 시민운동본부는 "누가 오시장 보고 대선 출마 여부를 물어봤나"라며 심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김성호 시민운동본부 대변인은 "오시장의 대선 불출마는 이번 주민투표와 아무 상관 없는 정치적인 일"이라며 "주민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정치술수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투표 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인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도 오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수 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오시장이 이렇게 큰 결단을 할지는 몰랐다"며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대선을 포기하면서까지 무분별한 복지를 막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복지포퓰리즘운동본부는 오시장이 주민투표 결과와 시장직을 연계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는 입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투표율 33.3%를 달성하는 데는 대선 포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며 맹비난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시민들의 주민투표를 압박하기 위한 대선 불출마 선언은 서울시민을 또 한번 우롱하는 것으로 진정성 없는 정치사기극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투표율 미달로 주민투표가 무효화되어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로 서울시민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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